피살 여대생 성폭행 흔적…경찰 타살 가능성에 무게

입력 2013-05-28 10:59:16

공식 발표 전 '일베' 공개…수사정보 사전 유출 의혹

대구에서 실종된 지 하루 만에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 A(22'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가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부검결과가 나왔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8일 A씨의 시신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물리적 충격에 의한 심장과 폐 등 장기 손상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A씨의 시신에서 찰과상 등 성폭행을 당한 듯한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옷차림과 찰과상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성폭행을 당한 후 타살된 것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다만 부검과 별도로 실시한 간이 정액반응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저수지에 빠지면서 정액반응검사 결과가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며 "시신에서 내용물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실종된 여대생이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전 한 인터넷 사이트(일간베스트저장소)에 공개돼 수사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0시쯤 한 네티즌이 일베 게시판에 한 네티즌이 '[속보]대구 OO대 OOO재학생 OOOO한테 강간살인당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대학교 재학 중인 여자가 만취상태로 택시 탔는데…', '지인이 대구지방경찰서 수사반장인데…내일 아침쯤 기사화될 듯'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글에는 사건 발생 날짜가 잘못 쓰여 있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지만 경찰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었다. 또 이 글의 내용은 게시된 지 10시간 뒤에 발표된 경찰 공식 브리핑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몇몇 네티즌은 SNS를 통해 숨진 여대생의 신상을 확인하고 얼굴을 봤다고 주장하는 일명 '신상털기'까지 시도한 내용도 올렸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요즘 '수사반장'이란 직함은 없다"며 "그날 유족이 경찰서로 와 사건 내용을 직접 전해 들었는데 당시 함께 있던 고인의 친구 등 여러 지인들 사이에서 새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측은 "일베 측에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를 요청한 적이 없으며 그와 관련해 별도로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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