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여고 '하이 테드' 개최, 기획 홍보 모두 학생 힘으로
남녀 고교생들의 이색 강연대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25일 경일여고(교장 반기동) 우봉아트홀에서는 대구 남녀 고교생 12명이 강연자로 나선 가운데 제1회 '경일여고 모의 하이 테드(High Ted)'가 개최됐다. 강단에 선 학생들은 자신의 주제를 10분 안에 발표하고, 청중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중 5명은 영어로 강연을 소화했다.
이날 대회는 국제적 지식 컨퍼런스로 유명한 '테드'(TED)에 착안한 여고생들이 만든 대회라는 점이 이색적이었다. TED는 '널리 퍼질 가치를 가진 아이디어'를 모토로 각계 명사들이 강연을 펼치고 공유하는 강연 기부. 빌 게이츠, 앨 고어 등 유명 인사들의 강연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날 대회를 만든 주인공은 경일여고 학술 동아리 '하이 테드'의 3학년 홍민지'이예지 양과 2학년 김도희'박혜원'박보미 양. 대회 심사를 제외하고 기획, 홍보, 섭외 전 단계를 자신들의 손으로 진행했다. 이들은 4월부터 페이스 북, 카카오 스토리 등 소셜네트워크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 주제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자신의 생각' 등을 내걸었다. 강연 시간은 8~10분으로, 심사 기준은 내용의 참신성, 청중과의 소통능력, 내용의 적절성 등으로 정했다. 놀랍게도 한 달 만에 80여 명의 고교생들이 참가했다. 이예지 양은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TED에 대해 알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나의 아이디어를 남과 공유한다는 게 매력적이지 않으냐"고 말했다.
예선 심사에도 학생들이 참여했다.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보이거나, 설명문 식으로 된 제안서는 제외됐다. 그렇게 12명이 뽑혔다. 이정희 지도교사(국어)는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도 적극적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이런 대회를 필요로 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참가 학생들은 강단에서 '사형제도' '융합과 컴퓨터 공학' '행복' '다문화 가정' '일상의 가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펼쳤다.
이날 대회 심사 결과 청구고 2학년 조민성 학생(한국어 부문)과 경북고 3학년 유윤성 학생(영어 부문)이 금상을 차지했다.
'언론사의 여론 조작'에 대해 얘기한 유 군은 "유튜브에서 테드를 자주 시청해왔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말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고 했다.
주최자인 홍민지 양은 "사람들의 삶에 관심이 많이 대학에서도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싶다"며 "내년에는 이 대회가 더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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