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외딴집 여성 홀로 상수도 검침, 안전문제 도마에

입력 2013-05-25 09:06:49

의성 검침원 60%는 여성…상수도 계량기 주택 안쪽, 늘 '불안불안'

의성 50대 여성 상수도 검침원 피살 사건의 피의자가 검거되면서 농촌 지역 여성 상수도 검침원들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피살된 상수도 검침원 김모(52'의성읍) 씨는 이달 9일 오후 5시쯤 의성 봉양면 안평2리 주택에서 상수도 검침업무를 수행하던 중 실종됐고, 이후 10일 만인 18일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건은 농촌 지역에 근무하는 여성 상수도 검침원들의 위험하고 열악한 근무여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의성군 상수도검침대행업소의 전체 직원은 14명으로 대표자인 소장과 사무원 1명을 제외하면 실제로 상수도 현장 검침업무에 투입되는 직원은 12명이고, 이 중 여성 검침원은 7명이다. 의성군의 경우 상수도를 사용하는 전체 가구 수는 1만4천여 가구로, 검침원 1명이 1천200여 가구를 담당하고 있다.

상수도 검침원의 업무는 매월 1천200여 가구를 돌며 상수도를 검침하는 업무와 함께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각 가정에 전달한다. 농촌 지역은 대부분 단독 주택이어서 대문 안으로 들어가 집 마당에 있는 수도계량기를 확인해 검침한다. 특히 상수도 계량기가 주택 건물 안에 설치된 경우가 적지 않고 외진 곳에 떨어져 있는 주택도 많아 여성 검침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여성 상수도 검침원 대다수가 안전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주택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일정한 거리에서 검침할 수 있는 원격 검침장치가 있지만, 가구당 30만원의 설치비가 소요돼 쉽게 보급되지 않고 있다.

한 여성 상수도 검침원은 "김 씨 피살 사건 이후 2인 1조로 근무해 위험 요소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업무 능률은 많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행정기관에서 검침원 충원, 검침원 위험수당 신설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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