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총파업 갑갑한 캠퍼스

입력 2013-05-24 11:16:17

대구대 등 경산 4개 대학서 처우 개선 요구 청소 중단

경일대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등 경산지역 4개 대학 환경미화원들이 23일 대구대 본관 앞에 모여 하루 8시간 임금지급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경일대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등 경산지역 4개 대학 환경미화원들이 23일 대구대 본관 앞에 모여 하루 8시간 임금지급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대학의 환경미화원들이 대학 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 일반노조에 따르면 이달 21일 경일대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등 경산지역 4개 대학 환경미화원들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4개 대학 환경미화원 노조는 23일 오후 대구대 대학본부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했다. 대학 측과 환경미화원 노조는 이달 3일부터 임금단체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 환경미화원 측은 ▷하루 8시간 임금 지급 보장 ▷점심식대 지급 ▷최저임금의 50% 상여금으로 지급 ▷67세까지 정년 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 5가지의 요구조건을 대학 측에 제시했다.

대학 측은 "현재 대학의 재정 여건으로는 환경미화원 측의 요구조건을 모두 들어주기 힘들다"며 맞섰다.

환경미화원 측은 21일 총파업을 결의했고, 현재 4개 대학의 청소 업무는 모두 중단된 상태다.

환경미화원들은 임금단체협상에서 요구한 5가지 요구조건은 환경미화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미화원 측은 "대학 내에서 8, 9시간씩 일하는데 실제 임금은 7시간 일한 정도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보장받는 하루 8시간의 임금을 지급해 달라는 것이 무리한 요구인지 대학 측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경산지역 4개 대학 측은 환경미화원 노조가 요구하는 조건의 일부분은 실제 보장 중이며 환경미화원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에는 대학의 재정 여건이 열악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구대 관계자는 "환경미화원 노조가 요구한 8시간 임금 지급 등 5가지 요구조건 중 일부는 현재도 보장되는 상태"라고 말했다.

파업으로 인한 청소업무 중단으로 각 학교는 비상이 걸렸다. 대학 측은 학교 직원과 비노조원 등을 동원해 출'퇴근 때 화장실 청소나 쓰레기 수거 등을 하고 있다. 파업이 시작된 지 3일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학교마다 지저분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학교 축제를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경우가 많아 축제 이후 나올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한 학교 측의 고민이 크다. 대구대 관계자는 "23일이 축제 마지막 날이라 쓰레기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학교 직원들을 동원해 다음 날 정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미화원 노조 관계자는 "사용자인 대학 측이 조금만 적극적으로 나서줬더라면 지금의 총파업은 없었을 것"이라며 "각 대학의 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산지역 4개 학교 측은 "노동관계법상 학교는 노조와 직접 교섭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노조 측이 대화를 요구한 만큼 최선의 절충안을 제시해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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