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없는 이의 자수성가' 돕고싶어 20억원 쾌척…화신테크 정재형 회장

입력 2013-05-24 09:56:49

"제가 받았던 도움을 다른 이들에게도 돌려주고 싶습니다."

화신테크 정재형 회장은 고등학교만 졸업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큰 배움의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회사를 국내 최고의 프레스금형 전문 회사로 키웠다. 그러한 정 회장이 27일 경북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 정 회장은 최근 지역의 우수 인재들을 돕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경북대에 제시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내가 여러 사업을 하면서 여기저기에서 도움을 받았다"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나니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자금이 부족한 이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제일모직에 취업한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매 순간 기술을 배웠다. 그는 "제일모직은 국내 어떤 회사도 고민하지 않았던 '사내품질관리교육'을 도입했다"며 "나는 이 교육에 열심히 참여해 평가시험에서 2등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포상으로 해외에서 기술연수를 받은 정 회장은 자신의 사업으로 소성가공 분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품질관리가 무엇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생각에 회사 운영을 품질에 맞췄다"며 "국내에서 일 잘하기로 소문이 나 회사가 급격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에게도 어려움이 닥쳤다. IMF 시기에 일감이 떨어져 부도 직전까지 갔던 것. 그는 "일본의 한 금형 회사 회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며 "그도 나와 비슷하게 자수성가한 이여서 나의 사정을 보고 기꺼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도 정 회장은 앞선 기술을 가진 회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고 그때마다 회사가 성장을 거듭했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을 때 받은 도움이 크게 기억에 남은 정 회장이 이제 남을 위한 일을 세운 것이다. 그는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팔아 2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이 돈으로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지만 자금이 없어 사업에 성공하지 못한 이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인내력과 의지력이 강한 사람을 지원하고 싶다고 꼬집어 말했다. 특히 '가진 자'보다 '없는 자'를 돕겠다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내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해내겠다는 의지력으로 지금 회사를 만들어냈다"며 "배고픈 자들, 어려운 엔지니어들은 실패를 맛보더라도 끝까지 도전해 '성공'을 이뤄내는 추진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은 시작이지만 이 도움을 받아 성공한 이들이 다시 남을 위해 나서게 되면 우리 지역 경제에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 믿는다"며 "세계적인 회사를 키우는 만큼 이 일도 멋지게 해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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