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근로자들 목·두통 호소
포항철강공단 내 유독물 취급업체에서 보관하던 페놀 성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새 나와 주변 가로수가 말라죽는 등 환경오염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9일 포항철강공단 내 ㈜프로그린테크에서 대기방지시설이 비정상으로 작동해, 보관 중이던 페놀 성분으로 추정되는 물질 소량이 대기로 누출됐다. 해당 업체는 휴대폰케이스에 사용하는 에폭시수지첨가제(BPF)를 제조하는 회사이다.
이번 사고로 공단 주변 조경수와 가로수 수십 그루가 말라죽거나 잎이 누렇게 변하는 황화 현상이 나타났다. 또 이 업체 인근에 있는 동북지방통계청 포항사무소 직원 10여 명이 목과 머리가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페놀 누출사고가 뒤늦게 밝혀진 것은 인근 근로자들이 가을철도 아닌데 가로수 잎이 누렇게 변한데다 두통을 호소하며 포항시에 신고해옴으로써 드러났다.
신고를 받은 포항시는 피해지역 인근 나무에 영양제를 살포하고, 고사한 나뭇잎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경상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피해상황 파악과 원인 분석을 하고 있다.
시는 또 해당 업체에 대해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으며, 대기오염방지시설 비정상가동 사실을 적발하고 포항 남부경찰서에 고발했다.
포항시는 지난 3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대구환경청과 산업안전공단 등과 함께 합동으로 포항지역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61개 업체에 대해 전수조사를 완료하면서 철강산업 특성상 유독물질이 누출될 위험성이 높다고 이달 14일 밝혔다.
발암물질인 페놀은 피부에 닿으면 발진이 생기고 체내에서는 소화기와 신경계통에 장애를 주는 특정 유해물질이다.
이경보 포항시 대기환경담당은 "페놀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집진시설, 세정수 등 대기방지시설을 거쳐야 하는데 세정수가 없어 페놀 일부가 새 나간 것 같다"며 "해당 업체에 대해 환경오염물질배출 집중관리대상업체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는 한편 대기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행정지도를 펴겠다"고 말했다.
㈜프로그린테크 관계자는 "세정수 수위를 조절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치 않아 문제가 발생했는데 페놀이 유출됐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며, 용제류 일부가 누출된 것 같다"면서 "그러나 배출된 양도 포항시와 함께 조사한 결과 허용기준치를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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