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사랑 대구자랑] <21>전국 최고 예술 인프라·예술혼

입력 2013-05-23 07:29:40

대한민국 공연·문화 '1번지'…민족문화 거장 '산실'

대구는 전국에서 첫손에 꼽히는 예술 인프라
대구는 전국에서 첫손에 꼽히는 예술 인프라'예술혼을 가진 문화'예술 도시로 일컬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일 대구미술관 2전시장에서 열린 이인성 '사과나무' 작품설치 행사에서 명덕초등학교 학생들이 사과를 손에 들고 작품 속의 사과와 비교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시인 이상화
시인 이상화
화가 이인성
화가 이인성
소설가 현진건
소설가 현진건

오랜 역사를 가진 대구는 훌륭한 전통문화와 유물들을 많이 갖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이 대구에 자리를 잡으면서 대구는 대한민국 '문화수도(首都)'가 됐다. 향촌동 등을 중심으로 시인'소설가'화가 등이 문화와 예술의 꽃을 피웠다.

또한, 멋과 흥이 넘치는 축제가 해마다 대구 곳곳에서 펼쳐지며 국제적 규모의 예술공간과 최첨단 시설의 공연'전시장이 마련돼 수준 높은 예술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대구 하면 '공연도시' '문화도시'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대구는 전국에서 첫손에 꼽히는 예술 인프라'예술혼의 도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이 숨 쉬는 도시

매년 10월이면 대구에서 열리는 공연만 120여 가지가 넘는다. 연간 평균 500건에 이를 정도다. 부산, 광주, 인천보다 최고 2~4배 더 많은 공연 무대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해마다 가을에 열리는 전시회는 140여 가지나 된다. 예술의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는 관객들의 수준도 전국 최고다. 얼마 전 서울에서 활동하는 오페라 기획자가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찾은 적이 있다. 그는 오페라축제의 객석이 협찬사의 단체 예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직접 티켓을 예매해 축제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다른 데서는 협찬 티켓을 판매해야 객석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구에서 공연해서 성공을 못 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전국 문화예술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구의 문화 공연 시장 규모가 크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여기에 관람 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문화예술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구시에 등록된 공연장(대학 공연장 제외)은 모두 46곳. 이 가운데 대구오페라하우스(1천508석)와 대구학생문화센터(1천441석) 등 1천 석이 넘는 공연장이 6곳이나 된다. 이외에도 계명대 계명아트센터(1천954석)와 영남대 천마아트센터(1천889석) 등 대학 공연장도 있다. 대구가 공연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훌륭한 공연장 덕분에 뮤지컬 등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 수가 대도시 중에서 대구가 서울 다음으로 많다. 공연장 관람 분위기도 수준급.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사람부터 이제는 비평가들보다 더 예민한 눈과 귀로 공연을 평가하는 마니아들도 부쩍 늘었다.

공연장뿐만 아니라 도심공원에서는 매주 토'일요일에 거리미술전, 댄스콘서트 등의'문화마당'이 펼쳐진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각 지역의 문화회관은 풍부한 문화'예술행사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열은 전국에서 첫손에 꼽힐 정도로 치열하다. 대구와 인근 대학에서 문화예술 관련 졸업생들이 풍성하게 배출되는 것도 문화도시 대구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다.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도시, 문화 공간 속에서 예술인과 함께 숨을 쉬는 도시가 바로 대구이다.

◆기라성 같은 지역 출신 문화인

문화도시 대구. 그 긴 역사에 걸맞게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배출했다. 수년 전 대구문화인물선정위원회는 향토출신 현창 대상 문화인물 18명을 선정'발표한 바 있다. 면면을 살펴보면 대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인물을 배출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첫해 현창사업 대상자로 서거정(문신''동문선' 편찬), 김굉필(문신'조선 오현'五賢), 서상돈(국채보상운동 주창), 김광제(국채보상운동 주창), 이영식(장애인 교육), 이상화(시인), 현진건(소설가), 이인성(화가), 김녹주(명창) 등이 꼽혔다. 그다음 해 현창사업 대상자로 최흥원(문신'휼빈고 설치), 서장환(독립운동), 이인(독립운동가'무료변론), 최해청(청구대 설립), 백기만(시인), 이장희(시인), 김용조(화가), 서동균(서화가), 권태호(음악가) 등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김녹주(1896~1923)는 일찍이 어린 나이에 명창이었으며 뛰어난 여류 판소리명창으로 판소리를 통한 민족의식 고취에 노력했다. 대구에서 소리 사범을 해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이상화(1901~1943)는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학생시위 운동을 지휘한 민족시인으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많은 명시를 남겼다. 두류공원과 달성공원에 이상화 시비가 있으며, 중구 계산동에 그의 고택이 보존되어 있다. 현진건(1900~1943)은 대구 출생으로 1920년 '개벽'에 '희생화'를 발표해 문필 활동을 시작해 '빈처'(1921)로 이름을 세상에 떨쳤다. 우리나라 리얼리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인성(1912~1950)은 한국 초기 서양화단의 대표적인 화가.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 최고상을 받는 등 천재화가란 칭호를 얻었다. 그의 작품세계와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인성미술상이 만들어졌다.

8능거사, 대구의 보물로 일컬어진 석재 서병오, 우리나라 가곡의 선구자로 '동무생각'을 작곡한 박태준, 향토문화의 씨를 뿌린 작가 백기만, 근대극 발전에 기여한 연출가 홍해성 등 대구는 기라성 같은 문화인들을 배출한 도시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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