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발의 법안 10건 중 1건 겨우 통과

입력 2013-05-22 10:29:33

19대 의안 5천건, 동의안 40건…폐기된 안 토씨 고쳐 재발의도

19대 국회의원들이 법안 발의에는 열을 올리면서도 법안 가결의 뒤처리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법안 발의만으로 의정 활동을 검증받는 탓에 '발의부터 하고 보자'는 행태가 숙지지 않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22일 19대 국회에 발의된 의안이 5천21건으로 법률안이 4천772건, 결의안이 134건, 동의안이 40건 등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를 통과한 비율은 11% 수준에 그치면서 10건 중 9건은 잠자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역대 국회에 접수된 의안은 15대 국회 때 2천570건에서 16대 3천177건, 17대 8천368건으로 꾸준히 늘었다가 18대에서는 1만4천762건으로 증폭했다. 18대 의안 건수는 제헌 의회부터 17대까지 64년간 제출된 의안 2만7천912건의 절반 이상(52.9%)에 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를 통과한 의안 비율을 따져보면 15대 62.9%, 16대 47.0%, 17대 30.4%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18대에는 19.9%로 급락했다. 즉, 17대 이전까지는 법안 발의에서부터 법이 효력을 발생하는 순간까지 국회의원들이 신경을 쓰고 노력했다면 18대 이후부터는 발의만 하는 '보여주기식 발의'가 크게 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일단 발의부터 해보고 중간에 부결되거나 철회하는 예도 있어 "의원 간, 정당 간 경쟁적 발의로 양질의 법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 "자동 폐기된 의안을 토씨 몇 개 고쳐 다시 발의하는 몰상식한 입법 활동도 목격된다"고 꼬집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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