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곳곳 주민과 충돌

입력 2013-05-21 11:00:41

한전, 8개월 만에 공사 재개…주민들 장비·인력 진입 막아

20일 오전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입구에서 한전의 송전탑 공사재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로프와 경운기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놓고 대치하고 있다. 노진규기자
20일 오전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입구에서 한전의 송전탑 공사재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로프와 경운기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만들어놓고 대치하고 있다. 노진규기자

한국전력공사가 20일 오전 경남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를 일제히 재개하면서 농성 중인 주민과 곳곳에서 정면 대치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한전은 이날 오전 6시 밀양시 부북'단장'상동'산외면 등 765㎸ 송전탑 52기가 지나가는 4개 면 6곳의 공사현장에서 장비와 인력 투입을 시도했다. 한전이 지난해 9월 24일 공사를 중단한 지 8개월 만이다.

그러나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와 현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주민들은 한전의 공사 재개에 맞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평밭마을 송전탑 공사장 입구에는 주민 50여 명이 도로 좌우 나무와 나무 사이를 굵은 밧줄로 묶어놓고 공사 인력 진입을 막았다. 밧줄 뒤로 맨 앞에는 송전탑 반대투쟁을 벌여온 70, 80대 주민들이 자리했으며, 대열 뒤로는 경운기와 트랙터 등을 이용해 3중으로 길을 막아섰다.

같은 시간 송전탑 공사 현장 가운데 단장면 고례리와 상동면 도곡리 등에서도 주민과 한전 측 인력이 대치하며 장비와 인력 투입을 두고 마찰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 1명이 실신하고 2명이 타박상과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전은 주민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직원과 의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질서유지단 195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한전은 18일 "송전선로를 연말까지 완료하지 않으면 전력 부족 사태가 예상되며 고리원전 3호기가 가동되는 12월 말까지 건설공사를 마무리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반박성명을 통해 "동계 전력 수급 위기는 발전소 고장에 따른 가동 중단에 의한 것이며 고리 3호기가 전체 전력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며 공사 강행 중단과 전문가협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

밀양'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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