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늦은 아침을 먹고 배낭 하나씩 둘러메고 딸들과 자전거를 타고 근처 화원으로 가 다육식물을 구경한다. 처음 아파트 입주 때 선물 받은 큰 화분들은 보기엔 멋있었지만 키우기가 만만찮아 다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화분 위에 흙이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주면 되고, 뿌리가 얕아서 물을 많이 주면 금방 뿌리가 썩기 때문에 나처럼 살짝 게으른 사람이 키우기 좋은 것이 다육식물이다.
줄기나 잎 또는 식물체 전체가 두껍고 수분이 많아 대체로 햇빛이 잘 들고 물이 잘 빠지는 곳에서 잘 자라며 건조한 곳에서도 잘 견디는 다육식물들을 보고 있으면 귀엽고 사랑스럽다. 잎이 하나하나 떨어지면서 그 잎에서 또 몇 개의 다육식물들이 되기에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딸들은 처음엔 엄마가 좋아하니깐 마지못해 따라나섰지만 이제는 저희들이 먼저 '다육이' 구경을 가자고 조른다. 각각 예쁜 이름들을 가지고 있지만 딸들은 자기들만의 닉네임을 붙여 부르면서 '다육이'와 함께 논다.
화초도 애들 키우듯 하나하나 정성을 들이니 겨우내 움츠렸던 모습들은 사라지고 오동통한 모습으로 살이 올라 잘 자란다. 우리 딸들이 이것저것 배우고 익히느라 힘들었는데 엄마랑 화초 키우기는 취미를 붙이고 나니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 참 좋은듯하다.
따뜻한 봄날, 집에서 TV채널이나 게임만 하지 말고 근처 화원에 한 번씩 들러 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이 움직이면 예쁜 식물들과 함께 돌아와도 좋을 것이다.
이은지(대구 북구 구암동)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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