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비극' 경산 고교생에 각계 도움으로 새출발

입력 2013-05-16 11:05:32

"엄마 걱정 안하게 꿋꿋하게 살거예요"

부모를 동시에 여읜 경산의 A군이 각계의 도움으로 세를 얻어 15일 원룸으로 이사했다. 경산시 백천동 김미옥(앞줄 왼쪽) 통장과 남부동주민센터 양분자(앞줄 중간) 사회복지사, 주민센터 직원 등이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다. 김진만기자
부모를 동시에 여읜 경산의 A군이 각계의 도움으로 세를 얻어 15일 원룸으로 이사했다. 경산시 백천동 김미옥(앞줄 왼쪽) 통장과 남부동주민센터 양분자(앞줄 중간) 사회복지사, 주민센터 직원 등이 이삿짐을 정리하고 있다. 김진만기자

생활고로 3일 간격으로 부모가 잇따라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어(본지 2일 자 5면 보도) 졸지에 혼자 남은 아들 A(17'고교 2년) 군을 돕기 위한 각계의 온정으로 A군이 이사를 하는 등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A군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각계가 나서 장례를 치러주고 이사를 해주는 등 큰 도움을 주고 있다. A군은 장례를 치른 후 심리적 안정을 위해 당분간 병원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산시 남부동주민센터 직원들과 A군이 다니는 고등학교 교사와 친구들은 장례기간 내내 빈소를 함께 지켰으며, 장례 후에도 A군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

특히 A군이 살았던 임대아파트의 통장 김미옥(53'여) 씨와 남부동주민센터 양분자(45'여) 사회복지사는 홀로 남은 A군이 기댈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장례기간은 물론 장례 후에도 유품 정리와 사망신고 등 행정절차를 안내하고, 이사할 집을 알아봐 주었다.

A군은 남부동주민센터 직원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과 경산시의 지원금 등으로 원룸에서 사용할 생활용품 등을 장만했다.

김미옥 씨와 양분자 사회복지사, 남부동주민센터 직원, 경산시 희망복지지원팀의 사례관리사 등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A군의 짐 정리 등 이사를 도왔다.

김미옥 씨와 양분자 사회복지사는 "A군이 슬픔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새출발 하려는 의지가 강해 매우 대견하다"면서 "앞으로도 A군이 잘 생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살펴 주겠다"고 말했다.

A군은 "부모님을 잃은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도움을 주신 주위의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면서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고 앞으로 꿋꿋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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