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Track' 기록으로 본 라이온즈] <2>화려했던 2005년의 기억

입력 2013-05-14 10:41:53

5월에만 19승…선동열 감독 '꽃놀이'

2005년 5월 31일 대구서 열린 롯데전에서 5대2로 승리를 거두고 5월 한 달 19승째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자축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005년 5월 31일 대구서 열린 롯데전에서 5대2로 승리를 거두고 5월 한 달 19승째를 거둔 삼성 선수들이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을 자축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5월 들어 6승2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이달 12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서 8회말 짜릿한 뒤집기로 올 시즌 최다인 6연승을 질주했다.

무더운 대구날씨와 대구시민야구장의 원정팀 더그아웃에 내리쬐는 햇살 덕(?)에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한 삼성의 때 이른 행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삼성은 2005년 5월에만 19승(6패)을 쓸어담으며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반을 다졌다. 한 달간 19승은 당시 한 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 첫 테이프는 1990년 9월 해태가 19승을 거두며 끊었다. 그리고 1991년 5월 다시 해태가 그 고지를 밟았고 1998년 5월엔 현대가 달성했다. 2001년엔 현대와 삼성이 각각 5월과 6월에 19승의 휘파람을 불었고, 2003년 8월에는 해태서 이름을 바꾼 KIA가 최다승 사냥에 성공했다. 그 후엔 2008년 SK가 4월과 6월에 각각 19승씩을 거뒀고, 2009년 KIA는 8월 20승 고지를 밟으며 월간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5년 5월 삼성은 단 한 차례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이 덕분에 삼성은 5월까지 34승14패(승률 0.708)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초반 성적에 고무된 선동열 감독(현 KIA 감독)은 "승패수의 차이가 20경기만 되면 우승은 거의 확정적이다. 7회까지 앞선 경기는 오승환을 투입, 반드시 지키겠다"며 우승에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삼성은 2004년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만 무려 4명을 영입하며 전력을 다졌다. 현대에서 FA로 풀린 심정수와 박진만, 팀내에서 FA를 선언한 김한수와 신동주를 잡았다. 그들에게 쓴 돈만 170억원에 육박했다.

돈 보따리를 푼 삼성은 2005년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팀 평균연봉 1억원을 돌파했다.

FA 싹쓸이로 7개 구단의 공공의 적이 되자 선 감독은 전지훈련지서부터 '감독 당부사항 7계명'을 배포해 시간 날 때마다 숙지토록 했다. 그 아래 '우리는 경기를 하고자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려고 훈련한다'는 주석을 달아 선수들에게 비장한 각오를 주문하기도 했다.

4월 2일 개막전 대구 롯데전에서 4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사상 첫 개막전 무사사구 완봉승을 달성한 배영수는 5월에만 6경기에 등판, 5승(평균자책점 1.10)을 기록하며 삼성의 5월 신바람을 이끌었다.

화려한 5월 덕분에 삼성은 26경기 만에 홈 관중 19만6천66명을 불러들였다. 2004년 67경기 만에 이룬 19만5천875명을 일찌감치 갈아치운 삼성은 그해 36만386명을 야구장으로 불러들여 하락세의 관중그래프를 상승세로 돌려세웠다.

1'2위를 오가던 삼성은 5월 18일 사직에서 롯데를 8대2로 꺾고 1위에 올라섰다. 6월 말 5연패에 빠지며 29'30일 이틀간 2위 내려갔지만 7월 2일 대구 현대전서 2대2 무승부를 거두며 다시 1위에 복귀했다. 그리고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다. 6월 7일부터 나흘간 두산과 현대에 4연패를 당했고, 다시 6월 25일~7월 5일까지 6연패에 빠졌지만 5월에 워낙 많은 승수를 쌓아 놓았기에 1위 수성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전반기 47승2무32패를 거두며 1위로 반환점 돈 삼성은 8월 시작과 함께 4연패 빠진 사이 SK가 10연승 해 2.5경기차까지 쫓겼다. 다시 힘을 낸 삼성은 9월 4일 잠실에서 LG를 18대5로 대파하고 매직넘버를 한자릿수(9)로 줄이며 한숨을 놓았다. 그러나 금방 터뜨릴듯했던 샴페인은 따보지도 못한 채 한참이나 만지작거려야 했다. 결국 정규시즌 우승확정(73승4무47패)은 9월 22일 홈이 아닌 광주에서 이뤄졌다. 최종전이었던 대구 한화전서 승리한 삼성은 74승4무48패로 우승했고 한국시리즈서 두산을 4연패에 몰아넣으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 들어 올렸다.

감독 부임 첫해를 맞은 선 감독은 5월의 신바람 난 꽃놀이 덕분에 '스타 선수 출신은 스타 감독이 될 수 없다'는 야구계 속설을 깨뜨리며 화려한 2005년을 보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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