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임재현(35) 씨는 남편이 좋아하는 갈치를 사러 시장에 들렀다가 발길을 돌렸다. 지난해 6천원 정도면 살 수 있었던 갈치 가격이 2배가량 오른 1만3천원에 팔렸다. 임씨는 결국 인근 슈퍼에 들러 꽁치 통조림을 구입해 꽁치찌개를 저녁상에 올렸다.
임 씨는 "시장 상인들도 '다이아몬드' 꽁치라 부르며 사는 사람이 없다며 한숨을 쉬더라"며 "한 캔에 2천원으로 부담이 없는 꽁치통조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으로 신선식품의 소비는 줄고 대체재인 냉동식품과 보존식품의 판매가 늘고 있다.
신선 과일의 경우 사과(후지'10개)가 평년 가격 2만2천800원에서 현재는 2만5천274원에 팔리고 있고, 배(신고'10개)도 평년 2만6천943원에서 3만7천480원으로 40% 가까이 높게 형성돼 있다.
국산 과일의 대체식품으로 여겨졌던 수입 과일 가격도 급격히 오르고 있다. 수입포도(1kg)는 평년 가격 6천381원보다 16.2%가량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한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던 오렌지(10개)도 지난해 9천63원에서 현재 9천726원으로 7.3%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4월 대구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신선채소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상승했다. 실제로 대파(1kg)는 지난해 2천141원에서 13일 기준 3천167원으로 47.9% 오르고, 배추(1포기)도 2천141원에서 3천97원으로 1년 사이 15.8% 뛰었다.
가뜩이나 얇아진 지갑에 소비자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신선식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냉동'보존식품이나 가공식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냉동 과일은 수확량이 많은 시기에 대폭으로 비축해두고 상품화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큰 생과일보다 저렴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술을 뺀 음료와 식료품 구입비는 가구당 월평균 31만원으로 2008년 34만원에 비해 9% 감소했다. 특히 어패류 등 신선수산물 소비는 2008년 가구당 2만 7천 원에서 지난해 1만9천원으로 31%나 줄었다.
반면 과자류 소비는 2008년 2만원에서 지난해 2만2천원으로 13% 증가했고 빵이나 떡은 15% 늘어 가공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육류가공품 소비도 31%나 늘었다. 하지만 신선한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육류에 지출한 비용은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유통업체들의 매출도 이런 소비패턴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 1~4월 사이 생과일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0% 이상 줄었다. 반대로 과일 통조림 매출은 40.4% 급증했고, 냉동 과일은 31.8%, 건조과일은 25.2%가 증가했다.
이상 기후로 어획량이 감소하고 수산물 가격이 크게 뛰자 수산물 통조림 매출도 16%가량 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구지역 식품물가는 4.3%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1.4%보다 크게 높게 형성됐다. 이상 기후로 수확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 신선식품을 위주로 가격이 올라 전반적인 식품물가가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공'냉동'건조식품 등을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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