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숨기지도 감싸지도 않겠다…美 수사 협조"

입력 2013-05-13 11:33:01

윤 '말 뒤집기'에 청와대 격노

청와대가 윤창중 전 대변인의 처신에 대해 격노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이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의혹을 적극 부인하자 미국에 적극 수사를 요청하고 윤 전 대변인이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성추행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등 청와대가 정면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는 그가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귀국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번 사건이 청와대의 개입 의혹으로 본질이 왜곡되고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허태열 비서실장은 12일 대국민 사과 회견에서 윤 전 대변인을 '청와대 직원'이라고 부르면서 "추후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숨기지도, 감싸지도, 지체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또 직후 김행 대변인이 나서 "미국 측에 조속히 수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하겠다"며 "우리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윤 전 대변인도 협조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공직기강실의 조사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 측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에서 범죄인 인도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도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귀국 직후의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 조사에서 윤 전 대변인은 호텔바에서 인턴직원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민정수석실 조사에서 엉덩이를 만진 사실을 인정했고 또 2차 성추행 의혹이 빚어진 워싱턴 페어팩스 호텔 내 자신의 방에서도 인턴직원이 찾아왔을 때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이러한 사실을 공직기강팀 조사에서 밝히고 자필 서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기자회견에서 공직기강팀에서의 진술 내용 중 성추행 관련 내용을 거의 다 번복하는 등 성추행 사실을 전면부인했다. 그는 "그 여자 가이드(인턴)의 허리를 툭 한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라고 말하고 나온 게 전부"라고 말했고 호텔방에서도 알몸이 아니라 '속옷 차림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 행사를 수행하다가 도중에 빠져나와 인턴 직원과 술을 마시고 행사 내용에 대해서는 브리핑하지 않고 성추행 의혹을 받게 된 것은 방미 수행 대변인의 본분을 망각한 직무유기이자 공직기강 해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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