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노예폐지론자인 로버트 굴드 쇼(매튜 브로데릭 분)는 남북전쟁에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고 돌아온다. 이후 그는 대령으로 진급하면서 새로 창설된 제54 매사추세츠 자원보병연대의 지휘관으로 임명된다. 쇼는 이 일을 받아들이고 친구인 포브스(캐리 엘위스 분)를 부연대장으로 세운다. 쇼가 맡은 제 54연대는 흑인들로 구성된 연대였다. 아직 흑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에, 흑인 부대가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적었다. 백인들의 멸시와 천대, 그리고 물자 보급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속에서, 도망친 노예 트립(덴젤 워싱턴 분), 무덤 파는 일을 하던 흑인 존 롤린스(모건 프리먼 분) 등을 구심점으로 제 54연대는 조금씩 형태를 이뤄가며 서로에게 동료애를 느끼기 시작한다. 한편 쇼는 상부에서 54연대를 전투에 투입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상관인 하커와 몽고메리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위협하며 전장에 투입해 줄 것을 요구한다. 결국 상부는 쇼의 요청을 승인해주고, 54연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첫 승리를 거머쥔다. 곧이어 쇼는 철통 같이 방어되고 있는 남부의 와그너 요새 돌격을 자처하고 나선다. 그러나 저지대에서 오르막길을 올라가며 공격해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서, 쇼를 비롯해 트립과 존 등 수많은 병사들이 장렬하게 전사하고 만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남북전쟁 당시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건을 다루고 있다. 흑인들로만 구성된 제54연대의 와그너 요새 공격은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편견을 종식시킨 사건이었다. 언덕으로 올라가며 적의 집중포화를 받아야 하는 시도 속에서도 병사들은 꿋꿋이 지휘관을 따라 돌격했다. 20세기 들어서까지 흑인 인권 문제는 끊임없이 미국의 발목을 잡았다. 한 세기 전에 흑인들은 명령에 칼같이 복종하는 군인으로서, 그리고 신념을 위해 온몸을 바쳐 싸우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해 보였다.
122분.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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