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PK판 되나

입력 2013-05-10 11:35:03

총리,비서실장에 김무성까지 복귀…대구경북 소외 우려

새누리당의 권력 구도가 부산경남(PK)으로 남진하고 있다.

'박근혜가 빠진 대구경북'과 '김무성이 복귀한 부산경남'의 대조적인 위상이 박근혜정부 초기 집권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경남의 위상은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부터 승승장구 일색이다.

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장은 물론 주요 내각의 수장을 거머쥐었다. 새누리당 내부 역학지도도 부산경남이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돌아온 '좌장' 김무성 의원의 힘이 크다. 김 의원은 당장 내년 초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리고 있다. 일부에선 차기 대선주자에도 하마평이 오르내리는 형편이다.

한 여권 인사는 "지난 대선의 '1등 공신'인 김무성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내년 중순쯤 정의화 의원이 국회의장을 노리고 있는 등 부산경남 의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면서 "내주 치러지는 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주영 의원이 첫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침통한 분위기다.

15일 임기가 끝나는 이한구 원내대표는 물론 조원진 전략기획본부장과 김광림 여의도연구소장, 이철우 원내수석부대표 등의 주요 당직자들이 내주초 '당직'을 벗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당장 당 중진 및 최고위원회의에 지역 의원들은 아무도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지난 총선에서 박종근·이해봉·이상득 등 굵직굵직한 의원들이 줄줄이 낙천·낙선 하는 등 우리가 이 문제를 만든 측면이 많다"면서 "대구경북 27곳 지역구 중에 11명이 초선들로 채워지는 등 꼬맹이들만 있는 '불임 TK'로까지 비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정치권 다른 관계자는 "지역은 포스트 박근혜를 키우지 않은 죗값을 톡톡히 치루고 있다"면서 "앞으로 부산경남이 치고 나가고, 대구경북의 현안들을 대변해줄 수 없는 상황이 지속할 수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의 정치 지형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최경환 의원이 당선된다면 대구경북은 새누리당 내에서 일정한 세력을 형성할 수 있지만 부산경남 출신인 이주형 의원이 원내 대표가 되면 당내 권력축은 부산경남으로 기울게 된다.

당내 분위기를 볼때 3선의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이 다소 앞서는 분위기다.

최 의원 측은 10일 "우리가 6.5대 3.5로 앞선다"고 자신하고 있으며 이 의원 측은 "6대 4 정도로 우리가 우세하다"라고 맞받고 있다.

여권 인사들은"집권 초기인 만큼 청와대와의 교감이 있는 인사가 원내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높고 이런면에서 볼때는 최 의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최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김무성 의원이 중심 축인 부산경남에 맞서 새누리당 내에사 일정 지분의 세를 형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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