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운영팀 구성 늦어져 상반기 운영 공백 우려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대구시민회관의 준공이 8월로 다가왔지만 개관 전부터 향후 운영이 순항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오페라재단 설립 문제가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인력부족 문제가 맞물리면서 아직까지 운영 실무팀이 꾸려지지 못하고 있는 것. 더구나 곽승 대구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재계약 문제도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당장 대구시향의 하반기 프로그램조차 마련하지 못해 시립예술단 운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선장 없는 두 시립예술단, 어떻게 되나?
현재 대구문화예술회관 내에 둥지를 틀고 있는 시립예술단 중 대구시립교향악단과 대구시립합창단은 새 시민회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하지만 현재 대구시립합창단의 예술감독은 지난해 8월 박영호 전 지휘자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여전히 공석으로 남아 있고, 대구시립교향악단 역시 곽승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임기가 9월 말로 예정돼 있어 향후 일정이 불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향의 경우 1년 전 공연 일정을 모두 구성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하반기 프로그램을 아직까지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홍성주 대구시 문화예술과장은 "곽 마에스트로가 대구시민회관 개관 기념공연의 지휘를 맡는 것은 이미 약속된 사항이지만 아직까지 임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다"며 "6개월 정도 임기를 연장하는 방안과 객원지휘를 초빙하는 방안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하게 검토해 조만간 확정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석으로 있는 대구시립합창단 예술감독 선임 문제 역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박재환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른 시일 내에 감독이 선임될 수 있도록 해 시민회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합창단이 한 단계 더 발돋움하고 더 나은 무대를 선보이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클래식 수요 따라와 줄까
대구시민회관 운영팀 구성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각종 공연장에 도서관 등 문화예술 관련 시설은 계속적으로 확충되고 있지만 공무원 숫자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늘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 더구나 오페라재단 설립 문제가 표류하면서 당초 오페라하우스 운영'관리 인력을 대구시민회관으로 재배치하겠다는 대구시의 당초 구상대로 진행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홍 과장은 "6월 중으로는 시민회관 운영 실무팀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운영팀 구성이 늦어지면서 내년도 대구시민회관 운영도 쉽게 본궤도에 오르기 어려운 실정이 됐다. 음악계의 경우 수준 있는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성악가들의 공연은 1년 전에 스케줄이 미리 짜이는 것이 보통이다 보니 당장 내년도 프로그램을 채우기가 쉽잖을 전망인 것. 한 음악 기획 전문가는 "현재 시민회관의 경우에는 아직 음향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라 대형 기획사들을 대상으로 대관 공연을 유치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이런 가운데 내년도 상반기 운영 공백을 막기 위해서는 가급적 서둘러 각 공연팀과 기획사 등을 접촉해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지만 대구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아무런 고민도 없다"고 지적했다.
'콘서트 전용홀'이라는 특성상 지역의 공연 수요가 얼마나 따라줄지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현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경우 지난해 연간 349일 공연되고 있으며 이 중 자체 기획이 65회, 대관 공연이 284회 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역에서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수성아트피아, 아양아트센터, 천마아트센터 등에서 지난 한 해 클래식'콘서트 관련 공연을 모두 집계해도 대관 175회 정도로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편, 대구시민회관에서는 11월 곽승 지휘자의 지휘로 대구시향이 개관기념 공연을 가지며, 이후 12월부터 1월까지 두 달간 '아시아 교향악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아시아 교향악 축제에는 대만국립교향악단, 중국국립교향악단,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비롯해 국내 유수 오케스트라가 초청될 예정이다. 6대 광역시 합창단 초청 합창제를 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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