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체제 구축" 우려 목소리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친정 체제 구축을 위해 파격적인 인사 방식을 도입했다.
최 금감원장은 6일 75명의 신임 임원 및 부서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매년 집행임원(부원장보)은 물론 각 부서장들의 경영 성과를 평가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년 단위로 활동을 평가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직해임을 시키겠다는 뜻이다. 특히 임기(3년)가 보장된 집행임원에 대해서도 매년 재신임 여부를 묻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 적지 않은 동요가 일고 있다. 이날 최 원장은 "집행임원에 대해선 경영 성과 평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성과에 따라 매년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며 "부서장에 대해서도 매년 업무 성과를 엄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최 원장의 행보를 두고 친정 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부서장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인사에서 '객관적인 경영 성과를 기준으로 한 평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사 주기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조직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금감원의 한 간부는 "매년 성과 측정을 통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은 조직 수장의 의중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알아서 처신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냐"며 "특히 간부급 인사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원장은 향후 논란이 예상되는 평가 기준으로 ▷창의적 업무 수행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제 강화 ▷지속적인 혁신 등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기존의 안일한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창의적인 사고와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예상 문제점과 시장의 반응 및 반대에 대한 극복 방안 등을 사전에 치밀하게 점검해 계획을 수립하고 일단 시작하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광준기자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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