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아니면 언제…삭발 여대생 셋

입력 2013-05-07 07:47:17

대경대 연극영화과 '동승' 무대에…박지은·박수희·고은비 주연 맡아

▲연극
▲연극 '동승' 연기를 위해 삭발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대경대 연극영화과 여대생 셋. 왼쪽부터 박수희·박지은·고은비 씨.

# 관객들 공연보다 삭발 관심 걱정

# 지역 공연장으로 진출할 계획도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년)에서 배우 강수연은 연기를 위해 삭발 투혼을 보였고, 그해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4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 대경대 연극영화과 여대생 배우들이 연극 '동승'(童僧)에 출연하면서 삭발을 했다. 20대 초반의 여대생들이 잠시의 연기를 위해 정성 들여 가꿔온 머리카락을 모두 없앤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삭발을 한 3명의 여대생 배우들은 캠퍼스 내에서도 핫이슈가 되고 있다. 이 연극은 13, 14일 2일간 대경대 캠퍼스 내 디자인동 1층 대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다.

회색빛 승복 차림에 삭발을 해서 거뭇해진 머리. 연극영화과 2학년들인 박지은'박수희'고은비 씨. 셋은 지난 3월, 오디션을 통해 연극 '동승'의 주연 배우가 됐다. 박지은'박수희 씨는 주인공 '도념' 역에 더블 캐스팅됐으며, 고은비 씨는 도념의 동네친구인 '인수' 역을 맡았다.

매일 6시간씩 연습 강행군에 돌입한 세 여대생은 당찬 연기 욕심을 보였다. "삭발은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관객들이 공연보단 삭발에만 관심을 두는 게 걱정이 됐어요. 남자 동자승역이라 생각, 말투 등 연기하는 데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더 좋은 연극으로 관객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극 '동승'은 함세덕 작가의 대표적 희극으로 자신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이 미망인한테 모정을 느끼게 돼 수양아들로 서울에 가길 원하면서, 절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원 연극은 극 전체의 분위기가 어둡고,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원작의 스토리를 살리면서 극 중간에 조연들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가미했다.

이번 연극은 캠퍼스 무대에 성공적으로 올린 후, 지역의 공연장으로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삭발한 주연 배우 셋은 "대구경북 곳곳을 돌며, 많은 관객들에게 좋은 연극을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053)850-1440.(대경대 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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