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한-미 접점 찾아낼까

입력 2013-05-04 08:00:00

양국 한반도 문제 해법 인식차…韓-관계개선, 美-비핵화 우선

5일 오후 취임 후 첫 미국 순방길에 나서는 박근혜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미정상회담 결과는 향후 5년간 남북관계와 북핵문제 등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에 대한 한미 양국의 기본 입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국가들이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미관계 변화는 물론 북한의 비핵화와 개성공단 정상화 등의 뜨거운 현안들이 모두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제시할 한반도 위기 해법은 이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로 명명한 대북정책과 남북한과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을 포함한 동북아 평화 구상을 담은 '서울프로세스'에 모두 담겨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어떻게 호응해주고 뒷받침해줄 지가 관건인 셈이다.

두 정상의 상견례를 앞두고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달 26일 '한미관계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북정책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보고서는 "박 대통령이 예고한 정책의 변화는 두 나라 간에 치열한 논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대북한 정책에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삼는 반면 박근혜 정부는 남북한 관계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미 의회 보고서는 미국정부의 대북정책을 사실상 대변한다는 점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한미 정부의 시선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노출한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추구하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대북정책의 구체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양국 간의 미묘한 입장차를 해소하고 한반도 위기 해법 조율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협력과 한미 공조 없이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만한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배제한 채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북미대화'나 북미관계 개선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북핵 제거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있는 미국과 남북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일정 부분 충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반도 프로세스에 대해 "지혜로운 방안"이라고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미국에 돌아가서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 상태에서는 실현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