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찾은 주부 윤선경(33) 씨의 장바구니는 텅 비어 있었다. 윤씨는 밑반찬을 하기 위해 대파, 양파, 당근 등을 살 계획이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비싸 결국 돼지고기 목살만 조금 샀다. 윤 씨는 "당근 2개를 집어 저울에 달았더니 3천원이더라"며 "지난해에는 4~5개가 들어있는 한 봉지가 3천원이 안 됐던 걸로 기억하는데 1년 사이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대구지역 당근(무세척'1kg) 소매가격은 2일 기준 5천993원이었다. 7천원을 기록했던 한달 전에 비해서는 가격이 다소 내렸지만, 1년 전 3천118원과 비교하면 2배가량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 양파 가격도 크게 올랐다. 2일 양파 1kg의 소매가격은 4천23원으로 지난해 1천537원보다 161.7% 상승했다.
지난 2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도 '봄채소 출하동향과 향후 전망'을 통해 이달 하순 배추, 당근, 양파, 마늘 등 채소가격이 지난해 대비 14~192% 가량 올랐다고 발표했다. 당근 가격은 ㎏당 7천250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92.2%, 양파는 3천467원으로 전년 대비 139.3%의 가격 인상률을 기록했고, 마늘은 8천728원(1㎏)으로 지난해보다 19.2%, 배추는 포기당 3천974원으로 14.9% 각각 올랐다.
보고서는 봄채소가 본격 출하되면서 나물류 등의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양파와 당근은 2013년산 출하시기가 지연돼 5월 중순까지는 높은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파는 지난해 생산된 재고량이 조기 소진되고 4월에 낮은 기온이 계속되면서 조생양파 출하가 지연되고 있다.
또 정부는 중국산 수입물량을 늘려 가격 안정화를 시도했지만 계획보다 적은 물량을 들여오면서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것. 당근은 1∼5월에 출하되는 제주산 당근이 지난해 태풍으로 재배면적이 감소된 것이 가격 폭등의 원인이다.
채소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배추가격은 4월 이후 시설 봄배추가 본격 출하되면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고, 마늘은 저장마늘 출하 종료기가 임박해지며 당분간 오르겠지만 햇마늘이 출하되는 다음 달 말부터 안정세를 되찾을 전망이다.
대형마트 채소담당 한 바이어는 "양파의 경우 정부가 중국산 수입을 늘리려 하고, 당근은 유통업체들이 호주 등지에서 수입하면서 가격을 낮추고는 있다. 하지만 양파와 당근의 경우 아직 산지 가격이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어 5월에도 소매가격이 크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