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남매' 계속 지켜봐주세요 '힐링 뮤직'으로 보답할게요
# 쟤들 뭐지? 하던 대중들 도발적 노래에 점점 빠져들어
# SM·YG·JYP 세 회사 모두 좋아요 진로 놓고 고민중
이렇게 단숨에 대중의 주목을 끈 남매가 있었을까. 등장부터 남달랐는데 작곡 능력과 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다. 또 사람들의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설득력 있는 가사와 10대 특유의 귀여움 등 이전 가수들에게서는 볼 수 없던 신선한 매력이 가득하다. 그 때문인지 대중은 이들에게 더욱더 관심을 쏟고 있고, 괜찮은 대중 음악가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인기리에 막을 내린 SBS TV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우승자 '악동뮤지션'(이찬혁·17, 이수현·14) 얘기다. 가만히 있으면 천생 10대 아이들 같은데, 노래를 할 때나 자신들의 꿈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적극적으로 변한다.
"TV에 출연하고 바뀐 거요? 일단 제가 안경을 쓰게 됐고요. 하하하. 일단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신기하고 감사해요. 솔직히 '우승해야겠다!'고 하고 도전한 게 아니거든요. 참여하면서 꿈이 생겼고, 1등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어요."(찬혁), "아직도 이 자리에 있을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우승해서 얼떨떨하고 기뻐요. 또 음식점 가면 서비스도 주고, 깎아줘서 행복해요."(수현)
남매는 2년 전 선교사 부모를 따라 몽골로 갔다. 정규교육 대신 홈스쿨링을 했다. 이 시간이 이들에게 음악이라는 존재를 알게 해줬다. "처음에는 공부 시간이 많아서 저희도 힘들었고, 엄마와 아빠도 힘들었어요. 스스로 시간표를 만들었는데 점점 자유시간이 많아졌죠. 사실 전 노래를 안 했는데 그 시간에 노래하게 됐고, 작곡도 하게 됐어요. 이걸 재능이라고 해야 하나요? 제가 노래를 좋아하게 됐더라고요."(찬혁)
지난해 1월만 해도 춤과 그림 등 예체능에 관심만 있었을 뿐이었던 찬혁 군. "아는 형이 작곡하는 게 멋져 보여서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진지해졌다"고 했다. 'K팝스타2' 무대에서 선보인 자작곡은 대부분 좋은 평을 들었다. "한 곡을 만들 때 짧으면 5분, 평균 30분이 걸려요." 다음날이 되면 느낌이 변해버리니 빠르게 완성해 낸단다. 찬혁 군은 "음악을 접한 지 얼마 안 됐다"며 "미션을 받았을 때 '누구 노래지?' 한 적도 있다. 유명한 노래인데도 잘 몰랐다. 잭슨 파이브도 방송을 하면서 알았다"고 멋쩍어했다.
수현 양은 "배운 건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했다. 장기자랑을 하면 꼭 친구와 노래를 불렀다"며 웃었다.
8개월 동안 진행된 'K팝스타2'. 지금은 영광만 가득하지만 어린 남매에겐 힘든 시간이었다. 생방송 무대에 올랐던 톱10 친구들이 힘이 돼줬다고 고마워했다.
찬혁 군은 "아무래도 공감대가 많고, 같이 고생하며 울고 웃고 했으니 큰 힘이 됐다"며 "'지금은 힘들더라도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 되고 감사할 일이 될 것'이라고 서로 얘기한 적이 있다. 얼마 안 지나긴 했지만 지금 보면 힘든 게 생각 안 난다. 다시 돌아가면 또 재미있을 것 같고, 그립기도 하다"고 기억했다. 수현 양은 "룸메이트였던 (최)예근 언니가 제일 힘이 됐다"며 "무대에 올라와서 힘들면 울었는데 항상 옆에서 다독여줬다"고 회상했다.
남매는 위기의 순간을 "배틀 오디션 당시 '착시현상' '원 오브 어 카인드'를 불렀을 때"라고 입을 모았다. "정말 혹평을 들었어요."(찬혁), "(방)예담이가 생각보다 정말 잘해서 깜짝 놀랐죠."(수현)
찬혁 군은 가장 애착이 가는 자작곡으로 '다리 꼬지 마'를 꼽는다. "우리를 여기까지 있게 해준 곡"이라며 "장난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도 칭찬해주시니깐 얼떨떨했다. 친구들이 그냥 '좋네' 하고 말았던 곡인데 그렇게 칭찬받아 감개무량했다"고 기뻐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남매는 서로의 장'단점을 뭐라고 얘기할까. "수현이의 목소리가 매력 있다고 생각하고 칭찬하고 싶어요. 단점이 있다면 키죠. 제가 불편해요. 항상 힐을 신고 와요. 저는 방송에 나갈 때 굽 있는 걸 안 신겨 주더라고요. 수현이가 더 크다는 얘기가 돌아서 속상해요."(찬혁), "오빠는 제가 듣기에도 곡은 신선하고 좋은 것 같아요. 단점은 자기 색깔이 강하다 보니깐 제가 의견을 내면 '별로!'라고 바로 잘라버리는 게 있다는 것이죠."(수현)
이들을 향해 대중이 갖는 관심은 엄청나다. 어떤 소속사를 선택해 어떤 가수가 될지 눈길이 쏠린다. 찬혁 군은 "아무래도 저희 음악을 같이 고민해주고 사랑해주는 소속사를 생각하고 있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소속사였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저희의 앞길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주위 분들 조언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SM, YG, JYP 세 소속사 모두 무척 좋아서 엄마, 아빠와 많이 고민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스타 시스템으로 유지되는 거대 기획사에 들어가면 악동뮤지션만의 매력이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수현 양은 "음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방송을 하면서도 3사에 가서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우리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았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웃음) "SM, YG, JYP의 단점은 모르겠고, 장점만 보인다"는 수현 양은 "열심히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휴식차 부모님과 몽골로 떠나기에 앞서 남매의 바람 혹은 꿈을 물었다.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함께 이해하고 들으면 좋을, 저희 생각과 이야기를 전하는 악동뮤지션이 되고 싶어요."(찬혁), "저희를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수현)
수현 양은 "아직 상금을 못 받았지만 옷을 사고 싶다"며 10대다운 소박한 바람을 덧붙였다. 앞서 상금을 타면 사고 싶다던 신발에 대해서는 "지인이 선물로 줬다"며 예의 어린아이 말투로 좋아했다. 평상시 기분과 상황을 노래로 담는다는 찬혁 군은 "지금 겪고 있는 상황, 우승해 기쁜 마음 등을 자작곡에 담으려 하고 있다"고 밝혀 다른 곡들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진현철(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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