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간섭과 개입이 너무 심해 이혼을 고민하는 주부입니다. 결혼 당시, 시어머니는 시아버지와 심한 갈등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단절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어머니는 제 남편과는 지나치게 밀착되어 무엇이든지 의논을 하고, 아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집착된 사랑과 과보호를 하였습니다. 그 예로 시어머니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저희 집을 수시로 드나들며 온갖 살림살이를 간섭하고 잔소리를 하셨습니다. 남편의 봉급에 대한 재테크를 담당하시고, 아이들의 학원은 물론 휴가 장소까지 골라주실 정도였습니다. 제가 아내이자 주부, 엄마로서 해야 할 역할 중 그 어느 것 하나 남겨주질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힘든 점은 남편은 말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시어머니의 간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의 불평에 대해 불쾌해하면서 오히려 저를 나쁜 여자로 몰아세워 결국은 심한 부부싸움이 되고는 합니다. 고통스럽고 억울한 결혼생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결혼생활에 있어 신혼 초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부부 두 사람이 살갑고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며 신뢰를 쌓는 시기일 것입니다. 그러나 귀하는 신혼 초기부터 '결혼생활의 공간'에 시어머니의 지나친 개입으로 신혼의 단꿈과 행복을 잃었으니 얼마나 실망스러웠을까요. 더욱이 남편마저 아내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귀하를 소외시켰으니 속상하고 억울했을 심정이 헤아려집니다.
가족체계 관점에서 보면 가족이라고 하는 '체계'(system)에는 '부부체계'인 상위 체계와 '자녀체계'인 하위체계가 있는데, 대개 부부체계가 좋은 관계 정립에 실패하면 '갈등과 스트레스'로 '부부관계의 불안' 이 생깁니다. 이 불안을 안고 결혼생활을 유지해 갈 수는 없으므로 부부 중 어느 한 사람은 불안정한 관계에 자녀를 개입시켜 '완충역할'을 하게 합니다. 이때, 세 사람의 관계를 '삼각관계'라 하고 이때 자녀를 '희생양'이라고 부릅니다.
귀하의 남편은 시부모님의 평탄치 못한 부부갈등 속에서나마 '부부관계'를 존속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역할을 했을 '희생양' 자리에 있었을 것입니다. 시어머니는 아내로서 받을 사랑이 결핍된 상태에서 결혼생활을 지탱하느라 외롭고 공허하셨을 것입니다. 남편의 '심리적 부재'에 따른 '아내라는 존재의 불안'을 처리하기 위해 아들을 '남편의 자리'에 세우고 남편에게 쏟아야 할 사랑과 관심을 모두 아들에게 쏟아부었으니…. 그 사랑은 왜곡된 사랑일 수밖에 없고 집착으로 얼룩진 불편한 사랑이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그 사랑을 받는 자식은 행복하기보다는 불편하고 다시 '충성을 바쳐야 하는 짐' 때문에 불행했을 것입니다.
지금, 외롭고 허허로운 결혼생활에 있는 귀하의 모습은 어쩌면 과거 시어머니 모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귀하 또한 이 문제의 문턱을 넘어서지 않는다면 다시 귀하의 핵가족 관계가 지금 시댁 가족의 '삼각관계'와 같이 재연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측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러한 통찰을 하는 데 함께 합의할 수만 있다면, 시어머니에 대한 패배의식이나 적대감으로 이혼을 준비하기보다는 '미성숙한 의존관계'에 있는 시어머니에게 위로와 치유적 기회를 드려 '가족의 화평'을 찾는 게 더 중요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귀하의 가족은 '이혼과 해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역기능적 가족'에 대한 '도움과 문제해결'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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