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병행수입' 규제를 완화하자 유통업계 토종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합동 물가회의를 열고 병행 수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2011년 병행 수입 시장 규모는 1조5천억원 선으로 이 가운데 해외 온라인 직접 구매(5천억원)가 2010년보다 74% 급증했다.
'병행수입'이란 특정 국가에서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제3자가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공식 제품보다 20~70% 정도 싸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꾀하는 정부도 권장하고 있다.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보고 있는 곳은 유통업계다. 우선 이마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23일부터 출시하는 병행 수입 제품에 관세청이 진품을 보장하는 QR코드를 부착한다고 밝혔다. QR코드는 제품의 질을 담보한다. 이마트의 2009년 병행 수입 매출은 26억원 규모, 올 들어 지난 3월까지 500억원으로 4년 만에 20배나 증가했다. 롯데마트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도 26일부터 병행 수입 상품에 QR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병행수입 제품이 싼 이유는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면서 각종 비용, 마진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코스트코와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 코스트코는 전 세계적으로 병행 수입을 통해 유명 브랜드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을 공략해 온 대표적인 유통업체다.
국내에서도 2011년 2조2천89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의 75% 정도를 잠식했다. 두 업체는 병행수입을 통해 백화점보다 30% 저렴하게 해외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한편 수입 브랜드의 수와 양을 늘려가고 있다. 이미 코스트코와 질적, 양적 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두 회사는 "소비자들은 같은 병행 수입 제품이어도 외국계인 코스트코에서 팔면 정품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앞으로 모든 병행 수입 제품에 관세청이 인증한 QR코드를 부착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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