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긴 생머리 '싹뚝'…백혈병 어린이 희망 '찰랑'

입력 2013-04-30 07:11:10

경산여중 모발 기증 캠페인…3년 째 백혈병 어린이 도와

경산여중이 3년째 학생들이 머리카락을 모아 백혈병에 걸린 청소년들을 위한 가발을 만드는 데 보태는
경산여중이 3년째 학생들이 머리카락을 모아 백혈병에 걸린 청소년들을 위한 가발을 만드는 데 보태는 '사랑의 모발 기증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경산여중 제공

경산여자중학교가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3년째 이색 캠페인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경산여중은 최근 청소년적십자반(RCY), 119소년단, 자원봉사반 등 세 동아리가 중심이 돼 전교생을 대상으로 '사랑의 모발 기증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은 백혈병 치료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빠진 탓에 가발이 필요한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이발 후 나오는 머리카락을 모아 기증하는 행사다.

이번 캠페인에는 33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33묶음의 머리카락을 모았다. 머리카락 한 묶음은 한 손아귀에 잡힐 정도의 양. 경산여중은 곧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머리카락들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보내 가발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 캠페인을 벌이겠다는 아이디어는 세 동아리를 지도하는 박동명 교사에게서 나온 것. 박 교사는 "평소 하던 동아리 학생들이 하던 봉사활동들 외에 일반 학생들까지 참여할 수 있고 뜻깊은 활동을 찾던 중 언론 기사를 통해 모발 기증 캠페인의 존재를 알게 됐다"며 "어린 나이에 큰 병을 앓는 것도 힘들 텐데 남들과 다르게 변한 외모로 마음의 상처까지 입고 있는 아이들을 돕자고 하니 학생들과 학교 측 모두 선뜻 동의했다"고 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은 작은 정성이 모이면 다른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기고 있다. 김은영(1학년) 양은 "이렇게 특별한 봉사활동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나도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내 머리카락이 힘들어하는 친구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가을(경산여고 1학년) 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캠페인에 참가했다. 김 양은 "내게 필요없는 머리카락이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올해 경산여중을 졸업, 고교생이 됐지만 기회가 된다면 계속 머리카락을 기증할 생각"이라고 했다.

경산여중은 이 캠페인 외에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며 인성 교육에 힘쓰고 있다. 2010년부터 경산시재가노인지원센터와 협약을 맺고 정기적으로 환경 정화, 홀몸노인 방문, 장애인 돌보기 등에 참여하고 다른 복지시설, 단체와도 연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경산여중 윤종배 교장은 "지난해 우리 학교 자원봉사반이 경북도청소년지원센터로부터 청소년 동아리활동 부문 중등부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을 정도로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마음을 가꿔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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