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진학? 정시보다 선발인원 많은 AAT는 사실상 필수

입력 2013-04-30 07:21:51

도입 3년차, 출제 경향과 대비 전략

경북대 대학진학적성검사(AAT)는 경북대가 논술시험 대신 2012학년도부터 도입한 시험 형태다. 경북대 AAT는 타 대학과 달리 비교적 고교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출제하고 답 또한 단답형이나 약술 형식을 요구하고 있어 수험생과 교사들로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3년차인 AAT 전형은 어느새 경북대 수시모집 전형을 대표하는 전형으로 성장했다. 경북대는 2014학년도 수시모집에서 3천510명을 선발하는데, AAT 전형을 통해 가장 많은 인원(1천323명)을 뽑는다. 2013학년도보다 242명이 늘어났다. AAT 전형 하나로만 정시모집(1천784명)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하기 때문에 경북대 진학이 목표인 수험생이라면 AAT 전형 준비는 필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AAT는 어떤 식으로 출제되고 있으며,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인문계열 AAT 출제 경향과 대비 방법은?

AAT 기출문제를 살펴보면 이 시험의 출제 경향과 더불어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다. 우선 아래와 같은 제시문을 주고 이 제시문의 논변을 완성하는 형태의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은 인류를 고통과 쾌락이라는 두 주권자의 지배 아래 두어 왔다. 우리들이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지시하고, 또 우리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다만 고통과 쾌락뿐이다. 일면에서는 선악의 기준이, 다른 일면에서는 원인과 결과의 연쇄가, 이 두 옥좌(玉座)에 연결되어 있다.

(…) 공리성의 원리란 어떠한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정하되 그 행동이 당사자의 행복을 증대시켰는지 혹은 감소시켰는지에 따라서 판정하는 원리이다. 다시 말해서 이 원리는 행복을 촉진하는 것인지, 아니면 행복에 반하는 것인지 그 경향에 비추어서 모든 행동을 좋다거나 나쁘다고 판단하는 원리이다. (…) 따라서 이 원리는 한 개인의 모든 행동뿐만 아니라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 어떤 사람이 어떤 행위 또는 어떤 정책에 대하여 주는 시인 또는 부인이, 사회의 행복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킨다고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경향에 의하여 결정되고, 또 그와 같은 경향에 비례하여 행하여지는 경우, (…) 그 사람은 공리성의 원리의 가담자라고 말할 수 있다. 공리성의 원리에 적합한 행위는 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행위이다. 최소한 그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할 행위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와 같은 행위는 올바른 행위이며 적어도 나쁜 행위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2012학년도 예시 1'2차 문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시문을 비판적으로 읽는 것이 기본이다.

이때 위 제시문의 논점은 행위의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은 무엇인가이고, 결론은 행위로 인해 나타날 쾌락의 증대와 고통의 감소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전제는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으로부터 달아나려는 존재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것은 그들 자신의 쾌락의 증대와 고통의 감소 ▷사회는 사람들의 집합체 ▷사회에서도 바람직한 것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 전체의 행복을 최대화시키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파악된 결론과 전제들을 순서대로 배열하고 일부 결론과 전제를 빈칸으로 만들어 채울 것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또 다른 출제 유형은 어떤 주장에 대한 정당화 또는 반박의 근거를 주어진 제시문을 통해 찾아 논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아래 제시문을 보자.

"나무나 바위, 대기는 자기 이익을 의식하지 못한다. 댐으로 수몰이 된다고 할지라도 그것들이 고통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나무는 의식을 지닌 동물보다는 바위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선이 아니라 의식을 지닌 생명체와 그렇지 않은 생명체의 경계선이다. 고통과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지닌 생명체만이 자기 이익을 의식할 수 있다. 도덕적 행위란 이러한 의식적 존재의 쾌락과 이익 증진에 도움이 되는 행위이다."(2012학년도 예시 1'2차 문항)

나무가 울창한 원시림을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만들라는 문제다. 나무가 인간 및 동물에게 아름다움, 공기, 서식처 등 여러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나무가 울창한 원시림을 보존해야 한다라고 답하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삼단논법을 완성하는 형태, 논점에 대해 필자가 주장하는 결론과 전제를 찾는 형태, 사례를 들어 제시문에 나타나 있는 주장을 반박하는 형태 등도 눈여겨봐야 할 출제 유형이다.

AAT 시험을 치를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제시문을 꼼꼼히 읽기다. 제시문 자체가 풀이에 필요한 근거와 논리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시문 주제가 생소한 내용이라고 포기해버리지 말고 물음에 충분히 답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문에서 찾기 위해 끝까지 집중력을 잃어선 안 된다. 또 물음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답안 작성을 서두르지 말고 논제와 지문 사이의 관계를 충분하고 정확히 이해하는 데 최대한 시간을 투자하는 게 좋다.

◆자연계열 AAT 출제 경향과 대비 방법은?

수학 AAT 문제 경우 2011년에는 고교 1학년과 2학년의 수학적 지식을 이용한 '거리'를 주제로 출제했다. 2012년 시험 문제는 이전과 다르게 제시문이 수능시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증명 문제여서 학생들에게는 덜 낯설게 느껴졌다.

경북대는 교육과정 중에서 고1 때 익히는 개념을 가장 많이 출제한다.

따라서 AAT를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고1 내용을 확실히 이해하는 것이다. 이후 수학1과 수학2를 차례대로 학습한다. 교과서 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또 답안을 손으로 직접 써보는 연습을 많이 해야 출제자가 원하는 답안을 쓸 수 있다.

과학 AAT문제는 과학적 사고와 문제 분석 능력이 중요하다.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비판적'논리적 사고력, 창의력, 분석 능력, 문제 해결 능력, 표현력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형태로 출제된다.

물리 분야는 물리Ⅰ에서 다루는 기본 개념과 물리Ⅱ 영역의 응용 개념까지 하나의 완성된 내용을 담고 있는 제시문이 주어지고,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3~5개의 소문항으로 출제돼 왔다. 이는 지식을 측정하기보다는 제시문 내용을 이해하고 논리적 추론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해가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이 AAT의 특징이기 때문. 수능시험에서 물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이라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다.

화학 분야는 교과서를 기반으로 평소 수능시험 준비를 충실하게 한 학생들은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난도로 출제돼 왔다. 지난해에는 화학결합과 에너지에 대한 부분이 출제됐다. 화학반응식에서 양적계산, 주기율표, 화학결합, 산화환원 반응 등은 출제될 확률이 높은 주제다.

생명과학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력과 분석 능력이 있으면 교과 내용을 공부하지 않아도 풀 수 있다. 다만 생명과학Ⅰ의 교과서 내 과학적 원리를 수능시험 수준으로 공부한 학생들에겐 쉽게 느껴질 것이다. 특히 유전 단원을 중심으로 수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단답형 문제의 출제 빈도가 높다.

지구과학은 고교 지구과학Ⅰ에서 학습하는 '우주의 크기와 별까지의 거리'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 추정' 등에서 출제돼 왔다. 교과서를 정독하면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어떠한 논리 전개 과정을 거쳐 결론에 도달하는가를 파악해두는 게 좋다. 또 단원별 전체 개요를 이야기하고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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