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펜의 힘… 8회 뒤집었다

입력 2013-04-29 09:11:05

선발 배영수 1점 주고 강판…차우찬 안지만 무실점 역투, 8회 역전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KIA전에서 삼성이 0대1로 뒤지던 8회초 1사 2루에서 이승엽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2루 주자 배영섭이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2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KIA전에서 삼성이 0대1로 뒤지던 8회초 1사 2루에서 이승엽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 2루 주자 배영섭이 더그아웃에서 동료선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살아있네, 지키는 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의 힘을 내세워 KIA 타이거즈에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28일 광주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시즌 3차전에서 4대1 역전승을 거두고 광주원정을 위닝시리즈(2승1패)로 장식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공동선두 KIA'두산에 0.5경기차로 다가섰다.

이날 류중일 감독은 큰 걱정거리 하나를 날려버렸다. 불펜의 힘이 살아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날 2011년 프로에 입단한 KIA 선발 임준섭(7이닝 4피안타 무실점)에 꽁꽁 묶이며 승리의 해법을 찾지 못했다. 선발 배영수가 역투했지만, 3회 1점을 뺏기며 끌려간 탓에 삼성은 연패 위기에 봉착했다.

그러나 삼성의 노림수는 선발투수가 물러난 뒤 불펜 싸움에 있었고, 결국 양 팀의 승부는 불펜의 힘에서 갈렸다.

먼저 0대1로 뒤진 삼성은 7회 1사 1루가 되자 공 100개를 던진 선발 배영수를 내렸다. 좌타자인 이용규'신종길 타석에 왼손 차우찬을 내세웠다. 차우찬이 삼진과 볼넷으로 절반의 임무 수행을 하자 삼성 벤치는 곧바로 오른손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이범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에 처했지만 안지만은 나지완을 삼진으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아내는 장면은 그동안 삼성이 자랑한 '막강 불펜' 모습 그대로였다.

삼성의 '지키는 야구'를 만든 장본인 KIA 선동열 감독은 자신이 길러낸 제자들의 위력적 투구를 보며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번엔 KIA. 선 감독은 104개의 공을 던진 선발 임준섭을 마운드서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KIA엔 7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앤서니가 버티고 있어 불펜이 8회 딱 1이닝만 막아준다면 사실상 승리가 보장됐다.

반면 삼성이 노릴 기회는 8회밖에 없었다. 삼성은 8회 마운드에 오른 유동훈을 상대로 첫 타자 배영섭이 안타를 때려냈다. 신명철의 희생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내자 KIA는 이승엽'최형우 등 삼성의 좌타 라인을 겨냥해 왼손 진해수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그러나 삼성의 방망이가 폭발한 건 이때부터였다. 이승엽이 우전안타로 2루 주자 배영섭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최형우와 진갑용이 연속안타로 1사 만루의 찬스를 엮었다. 그리고 박한이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2대1 역전을 만든 삼성은 이후 이날 1군에 올라온 박지훈을 맞아 유격수 실책과 희생플라이로 순식간에 점수를 4대1로 벌렸다.

KIA는 8회 세 명의 불펜 투수가 나왔지만 7회까지 무실점 호투한 임준섭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경기가 뒤집히자 삼성은 오승환을 내세워 KIA 타선을 잠재우며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0대1에서 7회 만루위기를 막아낸 안지만의 역투가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는 역전승이었다.

잠실에선 데뷔 첫 승을 거둔 신정락의 호투 속에 LG가 롯데를 4대0으로 물리쳤고, 두산은 마산에서 NC를 3대1로 꺾으며 KIA와 공동 선두에 뛰어올랐다. 문학에선 한화와 SK가 5대5 무승부를 기록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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