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 일상의 삶 속에서 지혜 일깨우는 '인생 처방전'…『있는 그대로』

입력 2013-04-27 07:39:42

있는 그대로/마스노 순묘 지음'황미숙 옮김/라이프 맵 펴냄

저자인 마스노 순묘는 일본판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가 존경하는 100명의 일본인 중 한 명이다. 겐코지의 주지 스님으로 정원 디자이너이자 다마미술대학 환경디자인과 교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비유하자면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의 유명세와 인기에 버금가는 정도는 될 것이다. 이 일본 스님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걸레 한 장으로 삶을 닦는 스님의 청소법'이란 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스님의 청소법'에서는 ▷청소란 마음을 닦는 것 ▷물건은 있어야 할 곳에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청소도구는 심플한 것으로 충분 ▷그때그때 치우면 어질러지지 않음 ▷버리는 기준을 만들면 망설임 없이 작업할 수 있음 ▷이것저것 갖고 싶다는 생각에서 벗어남 ▷정리하면 운도 좋아짐 등의 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저서는 집착과 망상, 번뇌를 벗어나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기 위한 인생 처방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소개하는 글을 통해, "인생을 풍요롭게 또 고요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한 해답은 선종의 가르침인 '선어'(禪語)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선어'란 선승이 오랫동안 목숨을 건 수행을 통해 얻은 자유롭고 너그러운 마음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달마대사가 다다른 그 경지라고 할 수 있다. 구름 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책의 제1장은 마음에 관한 것이다. 나를 잊고 그 자체가 되는 것, 보상을 바라지 않는 것, 유연한 마음을 얻는 것,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비워진 마음이 하는 일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제2장은 사람에 대한 것이다. 본래 내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 명이면 족하다, 무엇이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따른다, 서로 믿음을 가진 진실한 관계의 맑고 밝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3장은 시간을 이야기한다. 최선을 다했으면 오직 기다릴 뿐, 방황의 시간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 때를 허비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도움이 될 때가 분명히 온다, 이 순간은 단 한 번뿐이다 등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제4장은 변화. 작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늘 선한 일을 행하라, 모든 것은 움직인다 등 행동을 하고 기다리면 반드시 변화가 생긴다는 단순한 진리를 설파하고 있다. 마지막 장인 제5장은 인생이 주제다. 해야 할 일만 행하라, 인생의 행복과 기쁨은 평범한 생활 속에 있다, 진실은 일상 속에 있다 등 우리의 삶 속에서 지혜를 일깨울 만한 말씀으로 채웠다. 269쪽, 1만3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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