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연안의 소국 모나코의 대공(大公) 레니에 3세는 자기 나라에 화보 촬영을 온 한 여인을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졌다. 상대는 당대 최고의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였다. 눈처럼 하얀 살결, 빛나는 금발, 차갑지만 신비한 푸른 눈, 균형잡힌 몸매를 가진 그녀는 말할 수 없이 우아했다. 그녀에게는 대시하는 남자들이 득실댔다. 개중에는 프랭크 시나트라, 게리 쿠퍼 등 내로라하는 남자 스타들도 있었다.
레니에 3세는 연서를 대서양 너머로 보내는 등 100번 이상 프러포즈한 끝에 승부수를 던졌다. 1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호화 요트를 선물하며 청혼을 한 것이다. "내 궁전은 혼자 차지하기에는 너무 넓다오." 끈질긴 구애로 그는 그녀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켈리가 자신의 출연작 '상류사회'에서 이 반지를 끼고 나온 것이다.
1956년 오늘, 모나코의 대성당에서 둘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는 세계적 화제가 됐지만, 이후 둘의 사랑은 동화와 같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레니에 3세와의 사이에서 1남2녀를 낳은 그녀는 왕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남편과 성격 차이로 잦은 불화를 겪었으며 말년에는 술과 남자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1982년 9월 14일 모나코에서 자동차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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