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왜 치과 약속을 연기하는가?

입력 2013-04-15 07:53:04

4월에 꽃구경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눈구경을 하는 것은 횡재일까, 이상한 일일까. 지난주는 잠깐이지만 꽃구경과 눈구경을 같이할 수 있어 좋았다. 꽃들이 많이 피고 날씨가 따뜻해 여행을 많이 가는 지 종종 치과 약속을 연기하는 경우가 이전보다 많아졌다. 이유를 들어보면 갑자기 감기에 걸렸다거나 집안일이 있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의 이러한 이유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데 최근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치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해 약속을 연기한 적이 있고 다른 핑계를 댄다는 보고가 있다. 물론 대부분 피치 못할 이유로 치료를 연기하겠지만 상당수 환자들이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로 약속을 연기한다니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여러 방법을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어떤 경우는 치과 치료가 무서워서 치과의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환자들이 하는 대표적인 거짓말을 조사해보니 매일 양치질을 하거나 치실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치과에서 흔히 하는 거짓말 '1순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회사가 뉴질랜드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치과를 찾은 환자들이 치과의사들에게 흔히 하는 대표적인 '거짓말'은 하루 두 차례 2분씩 꼬박꼬박 치아를 닦는다는 것이었고, 응답자 7명 중 1명 이상은 정기적으로 치실을 사용한다고 치과의사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치과에 대한 공포심 때문으로 파악됐다. 많은 사람들이 치과에 가는 것 자체를 회피한다고 응답했고, 3명 중 1명은 문제가 있을 때만 치과에 간다고 응답해 치과치료가 상당한 공포와 스트레스를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를 조사해 보니 3명 중 2명이 잘못됐을 때 들어갈지도 모를 비용이라고 밝혔고, 3명 중 1명은 주사바늘과 드릴, 통증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상당수의 환자들은 '치과공포증'에 대해 헤어진 전 남편이나 부인을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와 비교해보면 그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는데, 아마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치과치료를 잘 참아 내고 가다가 헤어진 전 남편이나 아내를 같은 치과에서 마주치는 경우가 아닐까?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도 딱하지만 먹을 것을 두고도 치아가 부실해 못 먹는 사람은 더 딱하다는 말이 있다. 따뜻해지는 날씨처럼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진료에 임해서 치과를 두려워하는 환자들이 약속을 연기하지 않고 제때에 치료를 받아 건강한 치아를 가지길 바라본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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