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교육 통해 협동심·책임감 향상

입력 2013-04-13 07:23:35

음악으로 사회적 변화 추구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시스템' 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다. 1975년 베네수엘라에서 오케스트라 교육을 통해 빈민층 아이들을 변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고유명사로 쓰이고 있다.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FESNOJIV)이다. 경제학자이자 아마추어 음악가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와 비올라 연주자 프랑크 디 폴로가 수도 카라카스의 빈민가 청소년 11명에게 악기를 무료 제공하고 음악교육을 한 것이 첫 출발이었다.

엘 시스테마는 종전의 음악교육과는 달리 사회적 변화를 추구한다. 마약과 폭력, 포르노, 총기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제시한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LA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 등 세계적인 음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 엘 시스테마를 적극적으로 후원한다. 차베스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동안 운영 예산의 거의 전부를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는 어린이, 청소년 오케스트라만 15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엘 시스테마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2004년 다큐멘터리 영화 '연주하고 싸워라', 2008년 '엘 시스테마' 등으로 제작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범죄를 예방하고 협동심과 책임감을 향상하는 효과가 커 국내에서는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2011년 첫 사업을 시작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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