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은행 '방긋', 채권·증권 '우울'

입력 2013-04-12 10:05:04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금융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을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지주사들은 이달 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은행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57% 급감한 3조4천926억원으로 예상됐다. 1분기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로 한숨을 돌렸다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중금리도 떨어져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준금리 동결에 채권시장은 휘청거렸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5%포인트(p) 오른 2.63%를 기록했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도 각각 0.14%p, 0.12%p 오른 2.72%, 2.91%에 마감했다.

장기물인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도 전 거래일 대비 각각 0.11%p, 0.1%p 상승하는 등 이날 채권 금리는 일제히 급등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값 약세를 의미한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압박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채권 금리가 크게 올랐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고 동결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주식시장에도 악재다. 비록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22p(0.73%)오른 1949.80에 거래를 마쳤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망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다시 둔화했고 유럽도 금융 여건이 좋지 않아 경기가 소강 국면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기대감이 컸던 만큼 증시에 부정적인 재료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엇박자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시장을 짓누를만한 요인은 아닌 것으로 보여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