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게 잘린 인쇄물·그물망이 던지는 메시지는?…백순공 개인전

입력 2013-04-12 07:04:09

백순공의 16번째 개인전이 렉서스갤러리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인쇄매체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해 현대의 과도한 욕망, 그리고 소비문화의 정보 지식이 빚어내는 아이러니한 단면을 모티브로 사용한다. 모순된 지식과 정보의 범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적인 시간과 공간을 파쇄지와 그물망, 실, 군상이미지, 오브제 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작가에게는 종이를 자르고 그물과 실을 화면 위에 설치하는 행위의 제작과정 역시 작업의 주요 요소가 된다. 단순한 인쇄물의 파기, 그리고 퇴적이 아닌 현대인의 이상과 시간, 인간 내면의 근본적인 정화를 향한 은유다. 거친 표현 위에 작가의 손길이 지나간 복잡한 선들을 그려 얹어, 조형적으로 단단한 완성도를 느끼게 한다.

백 교수는 "최근 수년간, 파쇄된 인쇄물, 그물망 그리고 실 등을 작품 제작의 주요 매체로 사용한 평면과 설치 작업은 오랫동안 해오던 작업에 대한 한계를 해소하는 단서를 마련해주었다. 그것은 미의 가치에 작업의 중심된 의미를 부여하던 조합 형식에서 미술의 현실 인식과 사회적 의미를 규명하기 위한 전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멀리서 보면 웅장함과 조형성에 매력이 느껴지고, 가까이 올수록 화면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실루엣을 발견하고, 재료의 독특한 질감까지 보이는 등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매력이 작품 앞에서 사유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한다. 053)770-7551. 최세정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