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이런 인생-수집광 골동품 할아버지

입력 2013-04-11 14:03:24

현용필 씨 20년 동안 진기한 물건 1만여 점 모아

"뭘 찾으시나요."

대구 삼덕초등학교에서 소방도로로 조금 들어가면 점포 유리창으로 보이는 진기한 물건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골동품 수집이 취미인 현용필(75) 할아버지 집이다. 간판은 없지만 진열장에는 오래된 듯 빛바랜 물건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놓여 있다. 할아버지가 20년 넘게 모아온 손때 묻은 골동품들이다.

"지금 우리 점포에는 오래된 물건이 많아요. 여기 보이는 것만 해도 만 점은 넘을 걸요."

진열장에는 우리나라 첫 전화카드에서부터 주택복권, 스포츠복권, 더블복권, 로또복권까지 빛바랜 물건들이 가득했다. 6㎡ 조금 넘을까 한 점포에 출입문을 빼고는 사방으로 선반을 만들어 물건들을 차곡차곡 정리해 두었다.

할아버지는 매일 점포를 한 바퀴씩 돌면서 같은 물건끼리 분류하고 닦고 손질한다. 그래서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환하게 알고 있다.

자신에게는 필요 없어 버리는 물건이지만 다른 사람은 그걸 오랫동안 찾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할아버지는 이웃 주민들에게 버리는 물건이 있으면 갖다 달라고 부탁도 한다. 비싸고 중요한 물건은 돌려주거나 값을 쳐서 주기도 한다.

현 할아버지의 부인은 동네 쓰레기를 모두 집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한다.

"이 사람아, 그런 소리 말게나. 하루에 손님이 많이 올 때는 10명 넘게 오잖아. 그리고 추석이나 설 명절 때 고맙다고 선물을 들고 오는 사람도 있잖아. 허허."

글'사진 안영선 시민기자 ay5423@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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