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이야기] 이벤트를 좋아하는 남편

입력 2013-04-11 14:03:53

5남매의 막내인 나는 애교가 별로 없는 편이지만 4남매의 맏이인 남편은 남자치곤 꽤나 애교가 있는 편이다.

평소에 이벤트를 즐기는 남편은 몇 해 전 친구가 웨딩숍을 오픈했는데 우리 결혼 10주년을 맞아 두 아들과 추억을 만들자며 간단한 촬영과 멋진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남편의 깜짝 이벤트에 우리는 살짝 당황하기도 했다.

난 쑥스러워서 하기 싫다며 처음엔 좀 만류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니 훗날 좋은 추억거리로 남을 수 있을 거 같아 마지못해 남편의 뜻을 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역시 고집 피우지 않고 잘한 것 같다. 좀 속상하거나 짜증날 때마다 사진 속의 우리 가족을 보니 그날의 행복함이 새삼 떠올라 지금도 살짝 미소 짓게 된다.

올해도 다가올 결혼기념일에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위해 '서프라이즈'하고 재미나게 보낼까 궁리 중인 남편을 보면 아직까지 저런 열정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평소에도 퇴근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어서까지 옆에서 이것저것 시시콜콜한 내 수다를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응, 응' 하면서 잘 응대해주는 정 많은 남편이다. 중매로 만나 석 달 만에 결혼할 때만 해도 너무 서두른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이렇게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역시 하나보단 둘이 또 가족을 이루고 사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으로 가득 찬 가정을 꾸려 나가도록 나 자신부터 더욱 노력해야겠다. "여보 사랑해요."

조경호(대구 달서구 두류2동)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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