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따뜻한 복지 예산 '쑤~욱'

입력 2013-04-11 07:39:21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승호(가운데) 포항시장.
성모자애원 마리아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승호(가운데) 포항시장.

"물질적인 분배가 아니라 사람 간의 정을 나누는 것이 복지의 핵심입니다."

'복지'가 화두다. 복지 수준은 얼마나 살기 좋은 도시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다. 포항시도 올해 주요 시정 목표를 '따뜻한 복지'로 정하고 3천278억원을 복지 예산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전체 예산의 32.4% 규모로 지난해보다 502억원이 늘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항시 복지행정의 핵심으로 '감사운동'과 '현장 중심의 복지 행정'을 꼽았다. 박 시장은 "함께하는 삶이 감사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기부'와 '나눔 문화'가 시민 모두가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회분위기를 만든다는 것. 포항시는 지난해 대구은행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포항사랑나눔통장'을 개설했다. 이 통장을 통해 조성된 성금은 다양한 복지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또 시민들을 상대로 계좌 당 1천원씩 소액기부를 독려하는 등 기부 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박 시장은 "포항의 '기부문화' 확산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포항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300억원 장학기금조성추진위원회'는 발족한지 4년 만인 지난해 5월 목표액을 훌쩍 넘긴 325억원을 모금했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도 단기간에 이 정도 금액을 모금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박 시장은 설명했다.

포항시가 추진 중인 '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사업도 '감사운동'과 일맥상통한다. 포항시는 올해 70억원을 들여 포항시 북구에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신축한다. 또 경북 지역에서 처음으로 여성 장애인을 위한 '여성장애인복지관'도 건립해 특화된 상담과 의료, 재활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장애인전용 목욕탕을 열어 장애인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자리를 제공해 장애인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한다는 것. 장애인들이 다양한 식품과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포항바이오파크와 장애인 복지 시설인 카리타스 보호작업장을 지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장애인이 운영하는 커피숍인 '히즈빈스'와 '카리타스' 개점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장애인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이 '감사 바이러스'처럼 지속적으로 확산된다면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조금 더 빨리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노인 복지 부문에는 현장 행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로 뛰어다니다 보면 아이디어가 나오고 대안도 제시될수 있다고 믿는다. "노인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 제공입니다.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의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중국 고사처럼 청년들의 젊은 패기와 열정도 중요하지만 세상사의 희로애락을 다 경험한 연륜 있는 분들의 지혜가 정말 소중합니다." 박 시장은 "지난해 시내버스 파업 당시 새벽 버스 안에서 만난 할머니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시금치를 다듬는 일을 하는 할머니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해서 받은 일당 3만원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간다고 하더군요. 현장에서 만난 노인 복지의 사각지대는 예상보다 심각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지은 지 30년이 넘은 철로변 낡은 집에서 손자와 어렵게 살고 있는 할머니를 만나 현장 중심 행정의 중요성을 깨닫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일을 계기로 직원들에게 더욱 현장에 밀착해 복지의 혜택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주어지도록 행정을 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포항시가 추진 중인 QSS 활동을 경로당 환경 개선 사업에도 도입했다. 포항시는 전국 최초로 경로당 571곳에 비데 855개를 설치했다. 이 밖에도 외벽 도색과 도배 및 장판교체 등 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 중이다. 경로당의 문화개선을 위해 플라잉디스크 등 건전놀이를 보급하고 노인건강체조와 감사운동 교육 등 노인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박 시장은 "노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경로당이 행복한 노후 생활에 구심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QSS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포항지역의 경로당이 전국에 경로당 운영 모범사례로 손꼽힐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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