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패배 요인 분석도 없어…여 텃밭 일종의 "포기지역화"
"중간지대인 충청권과 강원권을 공략해 (보수진영의) 영남 중심 승리연합 구도를 흔들고,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에서 압승전략을 펴 '영남 패권주의'에 대항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가 78일간의 활동을 마치고 9일 발표한 '대선 평가 보고서'에는 대구경북에 관한 패배 요인 분석이 없었다. 대구경북이 새누리당 텃밭으로서 민주당이 일종의 '포기 지역'을 알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와 지역에서 활동 중인 민주당 관계자들의 힘을 빼고 있다.
보고서는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서울과 호남에서만 승리했다"며 "충청권 공략 전략도 없었고, 지역 구도를 완화할 방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영남권에 공을 들였지만 부산경남(PK)에 한정됐고, 4'11총선에서 실패한 낙동강 벨트 전략에서 나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선평가위는 지도부의 정치적 과오를 점수화(100점 만점)해 한명숙 전 대표는 76.3점으로 가장 책임이 큰 인사로 평가했고, 이어 이해찬 전 대표 72.3점, 박지원 전 원내대표 67.2점, 문재인 전 후보 66.9점 순이었다. 사실상 친노 세력, 주류 진영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어서 당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비주류인 문병호 비대위원은 "대선 패배를 초래한 핵심 원인 제공자들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친노계의 인적 쇄신을 요구했지만, 주류 진영에서는 보고서의 객관성을 두고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다음 달 열릴 5'4전당대회에 이번 평가가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범(汎)주류와 비주류 간 대결구도로 가는 상황에서 '주류 책임론'이 나온 셈이어서 범주류의 신계륜 의원은 "전대를 앞두고 이런 발표를 하는 게 정치적 저의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전대는 비주류 대표격인 김한길 의원과 범주류로 분류되는 신 의원, 강기정'이용섭 의원과의 4파전이다.
한편, 문 전 대선 후보는 이번 대선평가 보고서와 관련해 "지금 (안 후보가) 선거까지 하고 계시는데 이 보고서로 인해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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