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키 하나면 다 뚫린다? 오토바이 절도 피해 예방법

입력 2013-04-10 10:44:44

자물쇠로 바퀴 채워야 '걱정' 까지 잠근다

운반이 쉽고 비슷한 모양의 열쇠로도 쉽게 시동을 걸 수 있는 낡은 오토바이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이달 4일 길가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훔친 뒤 타고 다니며 대구시내 편의점과 슈퍼에서 담배를 훔친 혐의로 A(31) 씨를 구속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이에 앞서 3일 길가에 세워져 있는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로 고교를 자퇴한 B(17) 군을 불구속 입건했고 2일 같은 혐의로 고교생 C(17) 군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물쇠나 잠금장치로 묶여 있지 않은 오토바이에 자신이 들고 있던 열쇠를 꽂아 시동을 걸어 오토바이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몇몇 오토바이의 경우 맞는 열쇠가 아니라도 열쇠구멍에 열쇠가 들어갈 경우 힘을 주어 돌리면 시동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오토바이 절도 건수는 지난해 1천254건으로 2010년 524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오토바이 절도 건수도 275건에 달했다.

오토바이 판매상들에 따르면 낡은 오토바이의 경우 비슷하게 생긴 열쇠로 충분히 시동을 걸 수 있다는 것. 대구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 골목의 오토바이 판매상 김모(40) 씨는 "국산 오토바이 중 10년 안팎의 낡은 오토바이의 경우 열쇠뭉치와 열쇠가 맞물리는 부분이 닳으면 비슷하게 생긴 열쇠로도 충분히 시동이 걸린다"고 말했다.

요즘 나오는 오토바이들은 열쇠 구멍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해 놓는 경우가 많다. 또 열쇠 손잡이에 인식 칩을 부착, 열쇠구멍의 인식 장치와 동기화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이모빌라이저 장치'를 한 오토바이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도난 방지장치를 한 오토바이는 대부분 125㏄ 이상으로 300만원 안팎의 고가 모델이 대부분이다. 수요가 많은 50㏄ 오토바이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 열쇠뭉치를 장착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판매상 이모(33) 씨는 "50㏄ 안팎의 값싼 스쿠터들은 대부분 열쇠 모양이 비슷해서 낡은 스쿠터라면 국산이든 외제든 모두 비슷하게 생긴 열쇠로 시동을 걸어 훔칠 수 있는 조건이 된다"고 말했다.

판매상들은 급증하는 오토바이 도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물쇠로 바퀴를 묶어두거나 경보장치를 달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오토바이 판매상은 "바퀴에 자물쇠가 달린 체인을 채워놓거나 오토바이 브레이크 디스크를 고정하는 자물쇠 장치만 달아도 오토바이를 쉽게 끌고 가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오토바이 판매상은 "만약 자신의 오토바이가 연식이 오래되고 열쇠뭉치 부분이 낡았다면 열쇠뭉치를 새것으로 바꾸기만 해도 도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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