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연주에 동심 빠진 어르신들…연주봉사 주말순 씨

입력 2013-04-10 09:55:56

웃음치료 통해 손발율동 등 지도…독서캠페인·무료급식에도 앞장

"얼굴도 예쁜 원장이 하프 연주도 잘하네. 매일 매일 하프 연주를 들었으면 좋겠네."

5일 대구 서구 평리4동 장수경로당. 경로당에 모여 앉은 40여 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마냥 즐거워 왁자지껄하며 얘기했다. 원장이 하프 악기로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 노래를 연주하자 어르신들이 손뼉을 치면서 함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어떤 어르신은 옛 생각이 떠오르는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연주가 끝나자 어르신들은 일제히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우리 원장 최고야'라는 칭찬도 터져 나왔다. 이곳 하프 연주의 주인공은 대구에 사는 주말순(53'글나라어린이집 원장) 씨다. 대구가톨릭대 대학원에서 심리치료를 전공한 주 원장은 매월 한차례 장수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하프 선율을 전하고 있다. 연주 봉사도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하프는 유럽풍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도 선명한 음색이 매력이에요. 그래서 어르신들도 하프 선율을 들으면 동심의 세계에 빠진 것처럼 매우 즐거워하지요."

주 원장은 10여 곡을 연주하고 나서는 웃음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무용하듯 노래에 맞춰 손 율동을 했다. 어르신들도 어둔한 손놀림이지만 원장의 동작을 따라했다. 20여 분간 신나게 율동을 한 어르신들은 몸이 가뿐해졌는지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주 원장은 이날 어르신께 연주 봉사를 하면서 떡과 다과도 준비해 정성껏 차려주었다.

어르신들에게 음악치료를 위해 하프 연주를 배웠다는 주 원장. 웃음치료 자격증까지 딴 주 원장은 하프연주와 웃음치료 봉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매달 노인병원, 재가요양병원 등지에도 방문해 봉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웃음치료를 위해선 각설이 복장도 마다치 않는다. 어르신들을 많이 웃겨야 건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치매환자들은 반복교육이 중요해요. 같은 곡목으로 계속 연주를 하다 보면 어느새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해요. 그땐 정말 보람을 느껴요."

이 밖에도 주 원장은 학생들의 책읽기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5년 넘게 서구 평리4동 새마을문고 회원으로 활동하는 주 원장은 매달 한 차례씩 서구지역 17개 동 초'중'고 학교 앞에서 독서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독서캠페인 활동으로 지난해 새마을운동 중앙회장상을 받기도 했다. 또 그는 '밥퍼' 활동에도 나서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정다운무료급식소에 매달 방문해 어르신들의 배식 봉사를 해오고 있다.

대구 서구에서 15년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주 원장은 아동교육에 남다르다. 주 원장은 "똑똑한 아이보다는 남과 더불어 사는 현명한 아이를 길러내는데 교육의 방점을 두고 있다"며 "어머니의 자아존중감은 유아의 자아존중감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어머니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치매노인이나 정서'발달장애 아동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센터 운영이 꿈이다. 주 원장은 현재 육아정책개발원 평가인정 관찰자 활동과 똑똑한 아이 태교 강의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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