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아들이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지금까지 공부나 경제활동, 사람 만나는 일을 거의 하지 않고 무력하고 의욕이 없는 상태로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고 있습니다. 제대 후, 일자리를 주선해도 사람들과 관계가 두렵고 긴장되어 도저히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방에서 컴퓨터에만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자신이 지금 그렇게 된 이유는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고, 학교 다닐 때 왕따를 당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저희 부부가 자주 부부싸움을 해서 자신의 마음이 병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자기를 이해해주기는커녕 게으르고 한심한 놈이라고 비난해 자신의 인생을 부모인 저희가 망쳤다며 도리어 폭언과 공격적인 행동을 합니다. 저희는 어떻게 자식을 대해야 할까요?
20대 후반은 누구나 생기발랄하고 담대한 용기로 세상을 향해 꿈을 펼칠 시기일 텐데,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을 폐쇄적인 삶 속에 가둔 채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드님의 모습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우시겠습니까.
'은둔형 외톨이'는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마음의 담을 쌓고 외부세계와 단절된 채, 집안에만 은둔하여 병든 자기 내적 세계에 가두어져 '고통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를 '히키코모리'라고 하여 바깥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최소한의 생활로만 생명 유지를 해 가는 병리적 현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 가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이들의 심각한 심리적 특성은 '자신에 대한 무가치함'과 그에 따른 '무력감'입니다. 밥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 않고 자신의 외모를 가꾸어 자기답게 표현하는 일에도 의욕이 상실되어 있습니다.
즉 이들은 자기의 귀중한 생명을 유지시켜 나가는 생존본능이 필요로 하는 '자기에 대한 생리적, 심리적 욕구'도 무시할 정도로 '자기 사랑'이나 '자기 존중'하는 '마음이 깨진 상태'로 보여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사람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 없어 하므로 자신만의 공간에 틀어박힌 채, 바깥세상과 교류하지 못하고 미래설계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는 심리적 어려움을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아드님은 부모님이 보듯이 '게으르고''나태한'존재라기보다는 자신을 세워 나갈 수 있는 '의지'와 '정신적 힘'의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로 여겨야 할 것입니다.
특히, 아드님의 원인은 경제침체로 인한 높은 청년실업률이라는 사회적 원인과 과거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부정적인 대인관계와 정서적 문제, 그리고 과거 가족 간의 갈등과 불화로 인한 공포와 낮은 자존감 형성의 문제가 얽힌 복합적 요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원인들은 아드님에게 지금의 대인공포증이나 사회공포증,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질환을 동반하는데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정신과적 치료를 중심으로 해서 상담치유를 병행하는 '현실적 돌봄'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가정에서는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부모님의 깊은 이해와 '치유적 환경'이 필요합니다. 아드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의 무력함에 대한 비난의 시선이 아니라 더 깊은 관심과 따뜻한 이해를 통해 '때를 기다려줄 줄 아는 부모 마음의 안식처'를 새롭게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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