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여론의 장이자 민족의식 화합의 장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중기 중종'명종 때 5일장인 읍장으로 시작해 당시 대구읍성(大邱邑城) 북문 밖에 있었다. 조선시대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전국 3대 장터로 꼽혀 당시 이름은 대구장으로 불렸다. 임진왜란'정유재란 이후 경상좌'우도의 통합으로 대구읍성에 감영이 들어서고 하나의 행정권을 형성함으로써 대구의 경제적 위치도 크게 부상됐다. 1679년(숙종 5) 경상도의 대동법 실시를 전후해 감영 서문 밖 인교동(仁橋洞) 근처로 이전했고 당시 2일, 7일장날이었던 도매업 중심의 대구장은 도내 각지의 5일장을 연결하는 중심지로 성장했다

1919년 대구지방의 3'1운동을 서문시장 장꾼들이 주도한 사건을 계기로, 장소가 협소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1922년 서남쪽에 있던 천황당지를 매립해 장을 옮긴 것이 오늘날의 서문시장의 위치며 이때 공설시장 개설 허가를 받았다. 대구읍성 서쪽에 자리해 이름도 서문시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6'25전쟁 이후 피란민에 의한 인구가 급증하고, 전통적인 섬유도시인 대구의 각종 직물공장을 배경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의류'포목 도매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대구 섬유공업의 상대적 지위 저하와 더불어 도매기능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다.

현재 서문시장의 주거래 품목은 섬유관련 품목으로 한복, 의류, 각종 원단, 이불, 커튼, 부자재 및 부속 등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시장이며 액세서리, 주방용품, 청과, 건해산물등 다양한 품목이 거래되며 도매기능은 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는 역사 깊은 전통시장이다.

서문시장 상인들은 2004년도부터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으로 전천후 쇼핑을 위한 아케이드 설치사업, 냉난방보수사업, 화장실 개보수사업 등 각종 시설개선사업과 서문시장 패션 대축제, 토요음악회, 상인대학 개설 등 경영현대화 사업을 시행하여 보다 나은 시설과 경영을 보완했다.

이 중 매년 10월 중에 개최되는 패션대축제는 올해 13회째로 대구 섬유의 우수성과 실용성 홍보와 지역문화를 전승하고 계승에 주어 주안점을 두고 개최된다 .

서문시장은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정을 나누고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여론의 장으로 소중한 생업의 터전임과 동시에 민족혼의 지킴이요, 민족의식 고양의 장소이기도 하다.

상인 모두의 화합과 협조 속에 서문시장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도약시켜야 하겠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서문시장의 문화사적 의의와 소중한 가치를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서문시장상인들은 전통을 보존하고 전승해온 주체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시장활성화에 적극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김영오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