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수술 후 합병증, 남자가 많은 이유는?

입력 2013-03-29 10: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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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최규석 교수팀 밝혀…1187명 분석 문합부 누출 여성의 4

같은 직장암 수술을 받아도 남자가 여자보다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증명됐다. 직장암에서 가장 골치 아픈 합병증은 암 조직을 제거하고 나서 위와 아래쪽 직장을 연결한 부위가 새는 '문합부 누출' 증상이다.

칠곡경북대병원 대장암센터 최규석 교수팀(책임저자 최규석 교수/ 제1저자 박준석 교수)은 대한대장항문학회 산하 복강경수술연구회 소속 11곳 대학병원의 복강경 직장암 수술 환자 1천734명 중 수술 후 항문이 보존된 1천187명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이 여성보다 직장암 수술 후 문합부 누출 합병증이 3.5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가 합병증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인 셈이다.

직장암은 위암이나 다른 암과 달리 수술 후 문합부가 누출되는 합병증이 높게는 10~15%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합부 누출은 일반적으로 수술 후 3, 4일쯤에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응급 수술을 받거나, 3개월 이상 인공항문을 달아야 하는 등 환자에게 큰 후유증과 고통을 겪게 한다. 게다가 문합부에 배변이 새어 나오면서 골반 농양 등 염증성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번 연구에서 합병증 환자 수만 비교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4배 이상 많았다. 남자에게 합병증 발생률이 월등히 높은 이유는 타고난 골반 구조 때문. 여성과 비교해 좁은 남성형 골반에서 복강경 수술하게 되면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직장 간의 연결 부위가 약해질 수 있다. 그간 남자가 여자보다 대장암 수술이 어렵다는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보고된 바 있으나, 복강경 직장암 수술에 대한 다기관'대규모 연구를 통해 입증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최규석 교수는 "이러한 문합부 누출은 의술로 해결하기 어려운 때도 있다. 적극적으로 예방하려면 사전에 위험요인을 평가해 위험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는 예방적 인공항문(장루) 시행을 권고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수술 전에 합병증 발생과 연관있는 위험인자를 파악하여 임상적 지침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목표"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한 5개 지역(서울, 부산, 대구, 전남, 충남)의 11곳 대학병원의 직장암 수술 후 문합부 누출의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지역 간의 수술 성적이 차이가 없었다.

박준석 교수는 "이미 국내 직장암 수술 성적은 미국이나 유럽을 앞지를 정도로 우수하다"며 "국내 병원도 모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전해 있음을 이번 연구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첫 복강경 직장암 수술의 다기관'대규모 연구조사로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외과 최고 권위지인 '애널스 오브 서저리'(Annals of Surgery) 4월 호에 실릴 예정이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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