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표류 끝 포항 승마장…아파트 주민들 다시 반발

입력 2013-03-29 09: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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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 승마장 조성 사업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업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최근 주민 찬반 투표 등을 거쳐 반대의 뜻을 모으고 서명운동과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포항시는 오는 8월까지 국비 등 35억원을 들여 북구 양덕동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지역 내 시유지 3만여㎡에 실내'실외 마장, 관리동, 창고 등을 갖춘 승마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당초 포항시는 지난 2010년 4월 정부에 사업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듬해 3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국비지원사업 확정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건립예정지 인근에 5천여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어 승마장이 건립될 경우 냄새와 병충해,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건립을 반대해 사업이 2년여 간 표류해 왔다. 지난 1월 포항시가 ㈜한성 등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착공에 들어가자, 주민들은 승마장을 '혐오시설'로 규정 짖고 집단 항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승마장 예정지 인근의 아파트 단지인 풍림아이원, 대림e편한세상, 삼성쉐르빌, 삼구트리니엔 주민들은 찬반 주민 투표를 실시했으며 아파트별로 60~80%의 주민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포항시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주민들은 주민설명회에 시 관계자와 시의원, 승마동호인 등 승마장 건립에 찬성하는 사람들만 참석한 형식적인 설명회였다고 주장했다.

삼성쉐르빌 아파트의 한 주민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곳에 승마장을 건립하겠다는 포항시의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 포항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며 "주민 투표 결과 대다수 주민들이 승마장 건립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포항시에 정식 민원을 요청할 계획이며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서명운동과 소송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주민들에게 사업취지를 충분하게 설명했고 타지역 승마장 견학 등을 통해 주민들의 이해를 구한 만큼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이상석 축산과장은 "일부 반대가 있지만 건립에 찬성하는 주민들도 많다. 공익성이 있는 사업이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꼭 실행될 필요가 있다"며 "사업 예정지는 양덕동 아파트 밀집단지와 800여m나 떨어져 있어 소음과 악취 등의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더 설득하고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찾아내 철저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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