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꿈을 가진 소녀가 있었다. 1912년 오늘 독일 히르슈베르크에서 태어난 한나 라이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딸이 의사가 되기를 원했다. 결국, 그녀의 선택은 비행기를 직접 몰고 아프리카로 날아가 현지에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의학도로서 길을 가던 라이치에게 비행기는 마법과도 같았다. 의대에서 중퇴한 그녀는 글라이더를 배우며 조종술에 빠져들었다. 이후 그녀가 가는 길은 역사가 됐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여성 헬리콥터 조종사가 됐고 숱한 활공 및 비행대회에서 우승했으며 40여 개의 신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초의 여성 시험비행사로서 당시 거의 모든 유형의 항공기를 몰았다.
라이치는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나치 숭배자로 변했다. 1944년 2월 히틀러를 만난 그녀는 자살 폭격기 부대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며 첫 지원자로서 히틀러 앞에서 선서까지 했다. 1945년 4월 히틀러가 자살하기 전 사흘 동안 그의 벙커에 있었던 라이치는 히틀러의 마지막 모습을 본 몇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 그녀는 미군에 체포돼 15개월 동안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활공을 멈추지 않았다. 1979년 67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바로 한 해 전, 라이치는 여성 최장 글라이더 활공 기록을 세웠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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