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의 눈] "새는 내 친구…산책할 때도 함께 다녀요"

입력 2013-03-28 14:51:30

"휘리릭 휘리릭." 새 아저씨의 휘파람 소리에 조그만 새들이 손과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코코, 도도, 뚜뚜 왔니" 라며 이름을 불러주자 어느새 입맞춤 공세까지 벌이는 놈들의 재롱이 한눈에도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매주 토요일 오후 달성공원에 가면 새들과 친구처럼 산책하는 '새 아저씨'를 만날 수 있다. 다리를 다친 수비둘기 한 마리를 치료해준 것이 계기가 돼 애완조류 마니아로 변신한 도태정(51'서구 비산동) 씨가 주인공이다.

이달 23일 완연한 봄날을 맞아 도 씨가 문조, 십자매를 데리고 공원에 나타나자 주변의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도 씨가 애완조류에 '몰입'하게 된 것은 1973년, 초등학교 4학년 무렵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 도중 날개를 다친 비둘기를 치료해주면서부터이다.

도 씨는 40여 년 동안 유리앵무, 사랑앵무, 모란앵무, 십자매, 골든제리, 구관조, 문조, 왕관앵무 등 10여 종의 애완조류 5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수십 마리의 새들을 관리하는 도 씨의 하루는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퇴근한 뒤 새들의 이름을 부르면 어디선가 포르르 달려와 손바닥과 어깨에 내려앉아 갖은 애교 표시를 해 주어 기르는 재미가 쏠쏠했다.

도 씨의 집 베란다는 새장으로 가득하다. 워낙 새를 좋아하는 도 씨는 새들을 새장에 가두어 놓기보다는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풀어놓아 온 집안이 형형색색 새들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다.

하루가 다르게 식구가 늘다보니 사료비 등 한 달 사육비용 만도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또한 모이를 갈고 청소하는 데만 하루 4시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자식 같은 새들을 돌보는 재미에 빠져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글'사진 오금희 시민기자 ohkh7510@naver.com

멘토'배성훈기자 bae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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