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광주 협약, 상생 발전 기회

입력 2013-03-28 11:22:13

김범일 대구시장과 강운태 광주시장이 27일 서로 자리를 바꿔 일일 시장 체험을 했다. 이에 앞서 양 시장은 경남 함양에서 만나 협력 분야 확대를 위한 13개 공동 추진 사업 협약식을 맺었다. 지난해 7월 광역시장협의회에서 발표한 10개 어젠다에서 3개를 더한 것이다. 대구와 광주는 2009년 지역 의료 산업 육성 협약을 맺으면서 힘을 합했고, 지난해 공동 어젠다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SOC, 문화체육, 경제산업 분야에서 양 도시가 추진하는 사업에 서로 힘을 보태고, 국책 사업 유치에 공동 노력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도시인 대구와 광주는 우리나라에서 상징적인 자리에 있다. 지역민과 관계없이 정치적으로 대립 구도인 것처럼 비쳐져 '지역감정'이라는 고질적인 병폐로 이어졌다. 또한 현재 양 도시의 경제 상황은 최악이다. 2011년 현재 16개 시도 가운데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이 대구는 꼴찌, 광주가 15위다. 다르지만 닮은꼴이 많은 셈이다. 이런 점에서 정치'경제적 악순환에 묶인 양 도시가 협력 체제를 구축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제 양 도시는 협력 선언 관계를 넘어서 윈윈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안 추진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지난해 7월 공동 어젠다 발표 뒤에 8개월이 지났지만, 가시적인 결과는 없다. 이래서는 지역민이나 양 도시의 발전이 아니라 시장을 위한 정치적인 반짝 행사가 될 뿐이다. 또한 실제 협약 내용에는 민간 차원에서 이미 교류 중이거나, 상징적인 부분이 많고, 자치단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부딪칠 부분도 있다. 이를 어떻게 조정하고, 해결해 나가느냐는 것이 장기적인 협력 관계 유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이번 협약이 양 도시의 상생 방안 마련으로 이어져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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