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연구원장 연임, 노조-원장 입장차

입력 2013-03-28 11:41:55

이성근 대구경북연구원(대경연) 원장 연임을 두고 원장과 노조 사이에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앞다퉈 반박 자료를 내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노조는 이 원장이 대경연을 이끌기에는 비전과 소통 능력, 도덕성 등에서 문제가 많다며 연임을 반대하고 있고 이 원장은 27일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서를 발표했다.

◆일부 연구원 퇴직 관련 입장 차

노조는 이 원장이 재임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퇴직한 정규직과 책임연구원 등(비정규직 제외)이 10명으로, 자의적인 퇴직자는 4명에 불과하고 6명은 원장에 대한 실망감과 인격모독 등으로 퇴직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은 잘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2년 사이에 퇴직자 수가 급증했다"며 "이 가운데는 다른 기관에서 왔다 돌아간 사람도 있고 더 낮은 기관에 직급을 낮춰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 퇴직자는 "외형상으로는 좋은 직장으로 옮겼지만, 실제 직장을 옮긴 배경에는 연구원에서 맘껏 연구활동을 할 수 없었고 전 원장시절과 달리 미묘한 갈등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라고 털어놨다.

반면 이 원장은 "박사급 연구원들의 특성상 대학교수나 더 나은 직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몇년간 학술연구 등 준비를 한다"며 "노조 주장처럼 인격적 모독으로 연구원을 떠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퇴직자 가운데는 대구여성정책개발원장이나 대학 교수, 국토연구원 등 더 나은 직장으로 간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정치 행보 관련 입장 차

이성근 원장은 지난해 10월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경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자문단장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연구원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고 특정 정당에 치우친 정치 행보는 삼가야 하는데도 이 원장은 정책정보 제공을 명분으로 특정 정당의 정책자문단장을 수락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지방연구원은 특정 정파에 관계없이 시도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자문과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임무이며 법적 테두리 내에서 정책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정책공약에 포함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시민단체가 문제 제기를 해서 정책자문 단장직을 사임했고 이후 일체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개인홍보 관련 견해차

노조는 이 원장이 재임기간에 개인 홍보에 막대한 시간과 공을 들였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이 원장이 부임하기 전에 10명이던 기획경영실 직원이 20명으로 2배 늘어났다는 것. 연구원 전체 인력이 97명인 점을 감안하면 20명은 너무 과다한 인력이라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원장은 연구원의 CEO로 대구경북의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이 핵심 역할인데 연구원들의 연구결과물을 포장해 많은 책을 발간했고 각종 협약을 개인 홍보나 행사에 집중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이 원장은 "원장은 연구원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개인 홍보가 아니라 지역 발전과 연구원의 성장을 위해 연구과제에 대해 열정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물을 지역민에게 설명하기 위해 각종 방송출연이나 언론기고, 저서를 비롯한 각종 연구자료 등을 발간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런 과정에서 연구성과와 성격에 따라 대표 저자 또는 연구원 명의로 발간된 책자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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