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임시이사회에서 표결을 통해 김재철 MBC 사장을 해임했다. 대주주(30%)인 정수장학회와 함께 주주총회를 열어 확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지만, 방문진이 70%의 지분을 소유해 해임 확정과 마찬가지다. 이로써 김 사장은 1988년 방문진 설립 이후 사장직에서 해임당하는 첫 사례가 됐다.
김 사장이 취임한 2010년 이후 MBC는 만신창이가 됐다. 노조는 법인카드 유용과 특정 인사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김 사장을 고발했고, 지난해 170일 파업 등 두 차례 파업이 있었다. 김 사장은 파업에 따른 보복 인사 등으로 내부 분란을 일으켰고, 방문진 이사회에 의해 이번까지 4번이나 해임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이번 해임은 그동안의 파행 운영과 함께 최근 이사회와 사전 협의 없이 측근을 고위직에 앉히는 인사를 단행하면서 여당 추천 이사까지 해임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됐다.
MBC의 파행은 소유 구조 때문에 빚어진다. MBC는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방문진의 지분이 70%여서 사장 임명은 방문진 이사회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9명인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6명, 야당 추천 3명으로 구성돼 여당, 나아가 청와대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결국 정권이 바뀌면 청와대는 100% 정부 지분인 KBS와 함께, MBC도 장악하는 구조이다. 이래서는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자리매김하려면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의 지분 소유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면, 방문진 이사를 정치권만 추천할 것이 아니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사진도 정치권 눈치 보기를 벗어나 합리적인 소신에 따라 의사를 결정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