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미사일·포병부대 1호 전투근무태세 지시
북한이 대남 위협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26일 '미국과 남한의 도발 책동으로 한반도에 핵전쟁 상황이 조성됐다'는 내용을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보고했으며 내부적으로 미사일부대와 장거리 포병 부대 등 모든 야전포병군에게 '1호 전투근무태세'를 지시했다.
이에 우리 군과 안보당국은 북한이 어떤 의도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예의주시하는 한편 일선 군부대에는 최고의 방비태세를 주문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무성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의 핵전쟁 도발책동으로 조선반도(한반도)에 일촉즉발의 핵전쟁 상황이 조성됐다는 것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개 통고한다"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다지고 다져온 선군의 위력을 총폭발시켜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는 반미전면대결전의 최후단계에 진입한다"고 위협했다.
이어 미국을 겨냥 "이제는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이 표상적인 의미가 아니라 현실적인 의미를 띠게 됐다"며 "지금 미국이 핵무기의 수적 우세를 믿고 허세를 부리지만 제가 지른 불길에 영영 타죽는 비참한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 측은 남한을 향해 "상전의 핵우산을 믿고 멋없이 날뛰는 괴뢰들은 조미 사이에 싸움이 터지게 되면 핵 타격의 곁불이 어떤 것인지 톡톡히 맛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실제적인 군사적 행동으로 과시하게 될 것"이라며 "전략미사일 부대와 모든 야전 포병군을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킨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달 11일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 개시를 계기로 전투동원태세를 강조해왔지만 '1호 전투근무태세'를 언급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에 들어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기준으로 보자면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하면 화기에 실탄과 탄약을 장착하고 완전 군장을 꾸린 후 진지에 투입되는 단계"라면서 "북한이 미사일과 장사정포 부대에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응하는 성격이 커 보인다. 더불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 시 원점 및 지원, 지휘세력까지 타격하라고 강조한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위협은 이날 최고사령부 성명을 계기로 더욱 거칠어졌지만, 아직 도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북한은 작년 3월에도 '키 리졸브' 연습 기간에 '성전'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남북 간 별다른 군사적 충돌은 없었다.
현재 청와대는 북한군의 의도를 분석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북한군 최고사령부가 이런 내용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국가안보실에서는 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국방부는 전방부대에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