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분 일괄매각 추진…임차인들 "우선 협의 안해"
대구시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 '메트로센터' 임차 상인들이 삼성물산 등 센터 시공 사업단의 미분양 점포 일괄 매각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미분양 점포를 일시적으로 임차한 상인들은 사업단이 우선협상자인 자신들을 제외하고 특정인에게 일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트로센터는 2005년 2월 삼성물산, 코오롱건설, 대우건설, 화성산업 등 4개사 사업단이 반월당 지하공간을 개발한 쇼핑공간으로, 대구시로부터 20년간 무상사용권을 획득했다.
2013년 3월 현재 센터내 403개점 중 346개 점포가 분양됐고, 57개 점포는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사업단이 이 미분양 물량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면서 상인들을 배제시키려 한다는 것이 임차상인들 주장이다.
미분양 점포 임차인들은 임차시 사업단과 '미분양 점포를 분양할 시에는 기존 임차인에게 우선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사업단이 일괄매수자를 확보한 뒤 지난달 말 임차인들에게 매수 의사를 묻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상인은 "공문에는 매수 의사를 묻는 형식을 취했지만 일괄매도를 통보하는 수순이었다"며 "일괄 매수자에게는 기존 분양가의 27%를 분양가로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임차인들이 건네받은 조건은 기존 분양가의 50%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단 측은 8년간 끌어 온 매각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임차 상인들을 상대로 한 개별분양이 아닌 일괄분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57개 중 10개의 점포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임차인이 있는 점포 만을 분양할 수 없다는 것.
임차상인들의 반발이 심하자 사업단 측은 이들에게 기존 분양가의 30%선으로 낮춘 조건을 제시하며 26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사업단 측이 협상 의지가 없다며 불신감을 보내고 있다. 사업단 측이 임차 상인들에게 분양하면 중개수수료가 들지 않지만 일괄매수자(시행사)를 통해 매각하면 1억원 가량의 중개수수료가 드는데도 일괄매수자에게 기존 분양가의 27%를 제시하고 상인들에게는 그보다 높은 금액을 불렀기 때문이다. 상인들이 원하는 금액은 25% 선. 일괄매수자에게 제시한 27%에 수수료 1%, 그간 빈 점포를 임차해 운영한 기여를 고려해 1%를 추가로 면제해달라는 것.
메트로센터 상인회 신영섭 회장은 "분양가의 30%라는 일방적 통보와 점포별로 26일로 결정시한을 다급하게 잡은 것 등은 상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제안"이라며 "협상 중인 일괄매수자의 경우 현재 메트로센터 내에 20여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어 미분양점포까지 보유하게되면 총 점포의 20%를 보유하게돼 상가 임대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단 주축인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업단 입장에서는 매각 과정이 길어질 수록 비용 발생이 커지기 때문에 빠른 매각을 원한다"며 "일괄매각이라고는 하나 세부적인 사항들은 각각의 상인들과 협상을 해야하다보니 사업 마무리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트로센터 임차인들은 다음달 1일 반월당 삼성금융플라자 앞에서 임차인들의 정당한 참여를 요구하는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사진=반월당 메트로센터의 미분양 점포 매각 문제로 임차상인들과 시공 사업단 간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상인들은 사업단이 우선협상대상자인 임차인을 배제하고 매수자를 먼저 선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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